침묵으로 가는 길

대중

박희욱 2009. 6. 1. 08:33

대중은 항상 우매하다.

현명한 대중과 우매한 대중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대중은 우매할 수 밖에 없다.

대중이 되면 구태여 나 스스로 생각할 필요 없이 옆 사람 얼굴만 쳐다보면 된다.

아무리 현명한 사람들만 모은 대중일지라도 우매할 수 밖에 없다.

세계에서 제일 똑똑하다는 독일 사람들도 히틀러 앞에 모이면 우매한 대중일 뿐이다.

 

대중이 되면 대열에 끼여 있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누구나 대중이 되고싶어 한다.

그래서 생각하기 귀찮은 사람은 쉽게 대중이 된다.

또, 대중은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대중이 된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긴다.1

대중이 된 유치원 아이들도 그들 옆으로 지나가는 어른이 두렵지 않다.2

조폭이 단결되고 힘을 발휘하는 것도 그때문이지, 결코 의리 때문이 아니다.

 

대중은 어린아이 혼자만의 시근(식견)만도 못하다.

한 사람 앞에서는 연설을 하기가 어렵지만, 대중 앞에서의 연설은 식은 죽먹기다.

그들 앞에서는 목청을 높이고 흥분하면서, 팔을 흔들고, 다리로 바닥을 박차면 된다.

설교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 앞에서는 설교할 수 없지만, 대중 앞에서의 설교는 쉽다.

정말 아는 사람은 대중 앞에 서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 사람 앞에 서기도 쉽지 않다.

 

명심하라.

대중이 모이는 곳에는 진실이 없다.

그러니 대중 옆에는 얼신 거리지 않는 것이 좋다.

바보라면 대중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편할지도 모른다.

우매한 대중을 상대하는 정치인들 또한 아무리 똑똑하다 하더라도 우매하다.

대중정치인들이 특히 그러하다.

만일, 대중을 무시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는 어리석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명한 정치가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민주정치를 중우정치라 한 것이다.3

오늘날의 민주정치는 대중정치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정치로부터도 멀어져라.

 

 

 

 

  1. 2,000만명을 살해한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도 대중이 한 짓이다. [본문으로]
  2.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를 상기해 보라. [본문으로]
  3. 소크라테스도 대중들로부터 사약을 받아야 했다. 예수도 대중이 십자가에 메달았다. 만수르도 신체의 잘릴 수 있는 모든 부위를 대중들이 잘랐다. 노자는 대중들을 피해서 히말리아로 사라졌다. 붓다는 운좋게 인도에서 태어났고, 모하멧은 대중들의 반감을 피하기 위해서 코란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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