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참나

박희욱 2010. 4. 7. 08:46

침묵만이 감도는 캄캄한 극장안에서

영화필름이  돌아가고, 스크린에 영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대는 그것을 자신의 탄생이라고 말한다

 

그 영상을 보면서 그대는

기뻐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때로는

웃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필름이 끊어지고 스크린의 영상이 사라지면

극장안에는 깊은 어둠과 함께 영원한 침묵만이 남는다

그러면 그대는 그것을 자신의 죽음이라고 말한다 

 

텅빈 극장안에 남은 침묵은

영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있었고

영상이 있을 때도 있었고1

영상이 사라진 이후에도 그대로 남아있다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영원히 존재하는 것2

그것이 그대의 본래면목이며

그것이 그대의 진아이며

그것이 바로 진정한 그대이다3

  1. 영상과 음향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본문으로]
  2. 그대가 실재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시간과 공간은 생각에 불과한 하나의 개념이다. [본문으로]
  3. 그 영상은 하나의 꿈이며, 수면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물결이며, 한 줄기 스쳐지나가는 바람결이다. 생각으로서는 참나를 발견할 수 없다. 생각을 넘어서서 침묵속으로 들어가서 침묵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생각이 바로 침묵을 가리는 영상이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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