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무지개

박희욱 2010. 4. 28. 12:25

그대는 무지개이다. 어느 순간

홀연히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덧없는 무지개이다

 

그 무지개에 무언가를 색칠하려들지마라

그 무지개에 무언가를 걸쳐 놓으려들지마라

부질없는 짓이다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

 

그러나 본연의 그대는 그 무지개가 아니다

무지개가 나타나기 전에도 있었고

무지게가 사라진 후에도 남는

무지개가 걸려있던 그 텅빈 하늘이다1

 

 

 

  1. 무지개는 물방울에 의한 빛의 굴절로서 생기는 눈에 보이는 하나의 현상일뿐이지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대 또한 그러한 무지개와 다를바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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