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그대는 무지개이다. 어느 순간
홀연히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덧없는 무지개이다
그 무지개에 무언가를 색칠하려들지마라
그 무지개에 무언가를 걸쳐 놓으려들지마라
부질없는 짓이다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
그러나 본연의 그대는 그 무지개가 아니다
무지개가 나타나기 전에도 있었고
무지게가 사라진 후에도 남는
무지개가 걸려있던 그 텅빈 하늘이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