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최선생님!
메일 확인이 늦어 답장이 늦었습니다.
하루하루가 슬렁슬렁 지나가더니 벌써 송년의 달이 깊어가고 있습니다만,
제가 참석할 송년회의 자리는 없군요.
신문과 TV와 단절한지도 어언 10여년이 흘렀고,
어떠한 모임도 갖고 있지 않는 저는 사회에 살면서도 사회와 단절된 상태라고 봐야겠지요.
어쩌겠습니까. 그러한 저 자신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도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자전거 타고, 낮잠자고, 산책하고, 책읽고, 차마시고, 명상하고, 음악듣고 간혹 블로그에 단상도 써넣고 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는데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제 제가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은 것은 해외여행과 트레킹 뿐일 것 같습니다.
내년에 4월 중순에는 운남성 트레킹여행을 할 것이고,
9월~10월은 티벳, 네팔 자전거 여행을 할 생각입니다만, 실행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얼마전에는 신영철님의 '걷는자의 꿈, 존뮤어트레일'을 읽었습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과 캐나다의 웨스트코스트 트레일과 함께 세계 3대 트레일로 꼽힌다나요.
여기도 저의 마음을 강력히 이끌어 들입니다. 그곳의 요세미티는 저로서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함께 미국 최고의 경승지였고,
멀리서 바라본 미국본토 최고봉 휘트니산은 마치 백마를 탄 왕자를 바라보는 처녀의 가슴처럼 저의 마음을 설레게 하였습니다.
그곳에 간 것이 벌써 20년 전이군요.
머지않아 신체의 이곳저곳에서 조금씩 문제점을 노출시킬 것이고, 그러면 마음이 움직여도 몸이 따라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과감히 결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시간이 지나면 마음조차 죽어버리겠지요.
중국여행은 약간의 위험부담이 따르기는 하지만, 이 만큼 살았으면 되었지 뭘 더 바라겠습니까.
혜초여행사의 호도협과 옥룡설산 트레킹정보를 보내주신 성의에 감사합니다만,
저도 그곳에 관한 정보는 오래전에 조금 수집하여 저의 블로그에 저장하여 두었습니다.
그리고 패키지 투어는 관심이 없습니다.
제안하여 주신 한라산 등산도 사양해야 함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백수인 저로서는 굳이 날짜를 정하여 제주도로 갈 것 없이 눈이 많이 온 다음날 가볍게 훌쩍 떠나도록 미리 준비를 해놓을 것입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을 끝내고 내년 1월 하순부터는 서바이블 중국어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저희들의 나이에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죽을 때까지 하고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다음에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