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210의 천재 김웅용 씨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의 석박사과정을 마치고 NASA선임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그만두고
충북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후 지금은 충북개발공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래도 이른바 '천재'가 지방대와 평범한 직장을 택하기는 참 어려웠을 것 같다.
미국에서 돌아온 뒤 학교든 직장이든 내가 좋아하는 곳을 선택했다. 그 전에 공부하던 분야가 파괴를 위한 것이었다면 새로 배운 전공(토목공학)은 없는 것을 만들어 사람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일이어서 좋았다. 지금 다니는 직장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좋다는데 세상의 반응은 내 생각과 달랐다.
아무리 내가 "지금이 행복하고 좋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럴 리가 없다."고 했다.
"내 일에 만족하고 있다."고 하면 "왜 그런 일을…." 뭐 이런 식이다.
과거에 천재라고 불렸다면 지금 내가 반드시 하버드대나 예일대에서 교수를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그랬는데 왜 스스로 모든 것을 버렸나. 이해가 잘 안 된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난 미국에 가서도 꽤 잘한다는 소리는 들었다. 하지만 내가 뭘 잘하고 있는지 몰랐다. 주어지는 과제와 수학문제를 기계처럼 풀기만 했던 것이다. 한 분야를 위해 20개 이상 연구실이 함께 작업을 했지만 정작 옆방에서 뭘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비밀주의 원칙이 이어졌고 거기서 생긴 공은 대부분 윗선의 차지였다. 어린 나이에 힘들다는 내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어디에도 탈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최근 자살한 카이스트 학생들도 나처럼 그랬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웅용씨는 "아들과 공을 찰 때, 퇴근 후 동료들과 대포 한잔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치열한 경쟁에 자신을 던져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값진 대가를 지불하고 삶의 속도를 늦춘 김웅용씨.
그는 자신의 천재성을 결정적으로 자기 행복을 찾는 데 모두 쏟아넣은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