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맑음
텐트안 온도는 16도, 오전 5시인데 바람은 여전히 거세게 불고 있다.
욕심을 접고 오늘 라이딩은 예초 계획의 반으로 줄여야겠다. 마치 알래스카의 모든 바람이 여기에 몰려오는 듯하다.
긴 오르막,
바람까지 나의 주행을 막으려고 온 몸으로 밀쳐내는 것 같다.
너무 힘들다.
그러나 이 길을 신뢰하자, 삶을 신뢰해야 하듯이.
비록 내리막이 앞에서 기다리지 않을지라도.
비록 순풍이 앞에서 나를 맞이하지 않을지라도.
그 신뢰는 상대적인 신뢰가 아니라,
절대적인 신뢰이다.
오늘은 오전중의 강한 바람으로 계획의 반절인 필딩레이크 레크레이션 사이트에서 오후 4시 20분에 주행을 마쳤다.
이곳은 하이웨이에서 오른쪽으로 비포장도로를 따라서 2~3마일 더 들어간 곳에 있다.
Donnelly Creek State Recreation Site
캠핑료는 $10, 간밤에는 나홀로였다.
거센 바람에 흙먼지가 날리고 있다.
바람에 들려진 잎사귀의 허연 뒷면이 보인다.
줄기차게 바람은 불고
빗방울이 살짝 떨어졌다.
원유수송파이프라인
이곳의 공사장을 지날 때
나를 실어다 준 여성 파일롯(공사장에서 지나가는 차를 인도하는 사람)은 자기의 아들이 4~5년전 한국에서 영어교사를 했다고 하면서
나에게 핼러버트와 물을 한 병 주었다. 댕큐다.
그 파일럿의 말대로 여기서부터 바람이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비켜!
나는 직선으로 산으로 올라갈거란 말이야.
빠바방!!!
이렇게 심심풀이 과녁이 된 표지판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뒤돌아 본 모습
필딩레이크 주립 레크레이션 사이트
물은 차가웠지만 필딩레이크에서 흘러나가는 개울에서 빨가벗고 물을 끼얹어 몸을 씻었다.
무료 캠핑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