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의 이야기이지만
내가 그림을 배웠던 안세홍 선생님께서는
옛날에 한 동네에 부모를 여의고 어린 동생과 함께 사는 소년이 있었다고 한다.
평소에 안쓰러워 하던 차에 어느날 그 소년에게 물었다고 한다.
"니는 참, 어떻게 사노?"
그러자 그 소년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마1 삽니더"
그 말을 들은 선생님은 왠지 가슴이 뭉클 했다고 말씀하셨다.
사람들에게 왜 사느냐고 물으면 대개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고 말하는 것 같다.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돈을 잃으면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계속 주식투자를 하는 것과 같거나,
아니면 도박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것과 같다.
그 소년이 말한 '마 산다는 것', 그것은 아무 희망없이 살고 있다는 의미일수도 있고
아무 문제없이 살고 있다는 의미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희망하면서 살려고 하지, 마 사는 것을 거부하려고 하지만
나는 지금 그 소년처럼 마 살고 있다.
- 경상도 사투리로서 '그냥'이라는 뜻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