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스필

박희욱 2012. 9. 5. 20:54

스필(spill)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면 생각나는 동화가 있다.

벌써 50년 전 쯤에 읽은 동화라 그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대충 줄거리는 이러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떤 소녀가 젖소의 젖통 아래에 우유통을 놓고서 젖을 짜면서 생각에 골몰하고 있었다.

젖을 짜면 그것을 팔아서 달걀을 사고,

달걀을 께워서 병아리를 만들고,

병아리를 길러서 큰 닭이 되면 그것을 팔아서 새끼 염소를 사고,

새끼 염소를 길러서 어미 염소가 되면 그것을 팔아서 송아지를 사고,

송아지를 길러서 어미 소가 되면 젖을 짜서 또, ...

이렇게 계속 생각을 하다가 부주의로 그만 우유통을 쏟아버린다는(spill) 단순한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 살지 못하고 항상 생각은 미래로 달려가고 있다.

그래서 생각으로써 삶을 살 뿐 실재로 살지 못함으로써 꿈속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로 된다.

젖짜는 소녀가 우유를 쏟아버리 듯이 사람들은 생각으로써 자신의 삶을 쏟아버린다.

 

이 동화작가의 의도는 매사에 생각을 너무 앞세우지 말라는 교훈을 하기 위한 것인지는 몰라도,

나는 보다 더 근본적으로 생각의 삶에서 탈피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싶다.

다시 말하면 소중한 삶을 마셔 보지도 못하고 우유처럼 생각으로써 쏟아버리지 말라는 의미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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