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자전거여행

한강[여의도-선유도-난지도]

박희욱 2012. 10. 27. 21:37

여의도

 

나는 75년도에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요원으로 차출되어서,

대구 50사단에서 30일을 훈련한 다음에,

여기 여의도 모래밭에서 50일간 사열, 열병, 행진 등의 훈련을 받아야 했다.

그러니까 자대를 출발하여 귀대할 때까지 80일 이상이 소요되었다.

 

76년도에도 제대날자가 10월 12일인데도 불구하고 차출되어서 행사훈련을 받던 중 북괴의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으로 행사가 취소되었다.

두번째로 차출된 것은 아마도 서울대 ROTC 출신 인사장교의 미움을 산 결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 당시는 온통 모래 뿐인 허허벌판에 국회의사당과 KBS회관,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반포아파트 단지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반포아파트의 고층에서 훤히 내려다  보이는 간이화장실에서 서로의 엉덩이를 보면서 일을 보아야 했던(이것은 너무 심했다) 일이 생각나고,

고단한 오후의 훈련이 끝나고, 서쪽 하늘 아래 보라빛으로 물들어 오는 저녁 석양을 보면서,

멀리서 아련히 들려오는 일과끝을 알리는 트럼펫 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의 평안을 찾던 생각을 하니 지금도 눈시울이 적셔 온다.

 

대구에서는 플라타나스 나무잎이 타들어 가는 더위 속에서 소금을 먹어 가면서 훈련을 해야 했고,

수돗가에서 한 바가지 물을 끼얹어려다가 발가벗은 채로 불알을 달랑이면서 소대장(그 당시 제3사관학교는 내 생각에는 폭력배양성소인 것 같았다)의

몽둥이를 피해서 달아나 다니던 웃지 못할 장면도 있었다.

70년대 군대생활이 그러했으니 50년대나 60년대의 선배들의 군대생활은 그야말로 생지옥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국회의사당

 

 

 

 

 

 

 

 

 

 

 

 

 

 

 

 

 

 

 

 

 

양복을 착용한 국회의사당 경비인 듯한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국회의사당에서 쫄바지는 좀 민망하지 않습니까?"

좀 나가 달라는 말을 점잖게 말한 것이다. 내가 말했다.

"지금 나가기는 하겠지만 그것은 정말로 웃기는 말이지 않습니까?

국회의원들이 폭력을 휘두르는 곳인데 쫄바지가 뭐 그렇게 민망합니까?"

그도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의사당 정문에서 '국회의원은 모두 도둑놈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 사람도 이해는 하지만,

나는 국회의원들의 모든 행위를 용서할 수 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국회폭력은 결코 용서할 수 없다.

 

이민 온지 40년이나 된 알래스카의 어떤 교민은 대한민국이 좋아서 죽겠다고 하면서 단 한 가지,

대한민국 국회만 TV에 방영되면 부끄러워 죽겠다고 했다.

 

민주주의를 입에 올리면서 다수결의 원칙도 인정하지 않고

폭력으로써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시키겠다는 집단은 증오해야 마땅하다.

 

한편으로는, 나는 그런 국회의원들을 이해한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그들도 자신들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지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국회의원들은 못된 국민들의 빼다박은 못된 자식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편이면 무슨 짓을 해도 용인하는 코리안들의 심성을 잘 이용하고 있다.

사실, 한국의 부모들은 자식이 아무리 못된 짓을 하고 집에 들어와도 얻어맞지만 않는다면

은근히 좋아한다.

 

국회의원은 어리석은 국민들을 계도할 수 없다.

그런 시도를 하다가는 다음 선거에서 낙선하고 만다.

 

무엇보다도 나를 격분케 하는 것은 그런 자들이 먼저 정치혁신을 외치고 있는 현실이다.

 

 

 

 

 

 

 

 

 

 

 

 

여의도공원

옛 여의도 광장의 자취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뉴욕 센터럴파크 축소판과 같은 아름다운 공원으로 변해 있었지만

그 옛날의 더넓었던 광장의 모습이 그립기도 했다.

 

 

 

 

 

 

 

 

 

 

 

 

 

 

 

 

 

 

 

 

 

 

 

 

 

 

 

 

 

 

 

 

 

 

 

 

오늘날 나는 소위 말하는 민중들이 혐오스럽고,

오히려 위대한 한 인간이 그립다.

 

 

 

 

 

 

 

 

 

 

 

 

 

 

 

 

 

 

 

 

 

 

 

 

여의도 인증샷

내가 39년만에 다시 이 땅을 딛고 선 것이다.

 

 

 

선유도

친구들과 만나기로 약속한 오후 6시 30분까지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선유도와 난지도를 들렀다.

 

 

 

 

 

 

때마침 간식 시간이었다.

과자를 달라고 했더니 너도 나도 과자를 내밀었다.

아이들이 주는 과자는 맛이 더욱 좋았다.

 

 

 

 

 

 

 

 

 

 

 

 

 

 

 

 

 

 

 

 

 

 

 

 

 

 

 

 

난지도

 

 

 

 

 

 

 

 

 

 

 

 

 

 

 

 

 

 

 

 

 

 

 

 

 

 

국회의원들은 7푼이들이 뽑은 8푼이들이다.

국민보다는 국회의원이 한 수 위라는 말이다.

 

 

 

그리웠던 친구들과의 만남

영등포구청 옆의 당산공원에서

 

 

 

 

 

김무성

 

 

강진호

 

 

김채홍

 

 

 

한강에서 아라뱃길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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