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자전거여행

한강[에필로그]

박희욱 2012. 10. 30. 13:18

 

 

 

 

 

 

세상 만물에는 음양의 조화가 필요하듯이 자연의 아름다움은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룰 때가 가장 아름다운 법이다.

뉴질랜드 남섬 데카포 호수의 아름다운 물빛도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주변의 산과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빛을 발하였고,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에 있어서도 호수가 있는 키초탈과 틸리초탈이 가장 아름다웠다.

우리의 한반도 땅에서도 산과 물이 함께 하는 4대강유역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말많던 4대강 개발도 자연보호론자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끝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것으로 4대강 개발이 완료된 것은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보완하고 새로운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는 자연보호론자는 아니지만 자연애호가임은 분명하다.

내가 여행을 즐기는 첫번째 이유도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자연보호론자(Naturre Conservation)와 자연보전론자(Nature Preservation)가 있는 모양인데,

한국의 자연보호론자들은 사실상 자연보전론자인 것 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개발이라면 무조건 눈에 쌍심지를 켜고서 절대반대를 외치기 때문이다.

 

모든 시작이 있는 것은 종말이 있기 마련이다.

인류 또한 언젠가는 종말을 맞을 것이며, 지구별 자체가 언젠가는 소멸될 것이다.

하물며 70억 명이 거주한다는 지구별의 자연이 어떻게 그대로 보전될 것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태초에 지구는 불덩이였으며 또 빙하기 때는 얼음덩어리였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 것도 자연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10만 제곱킬로미터에도 못미치는 남한 땅에 인구가 올해내로 5천만을 돌파한다고 한다. 마치 콩나물시루 같은 나라인 셈이다.

이런 나라에서 자연을 개발하지 않고서는 국토를 제대로 유지할 수가 없고, 도리어 엉망이 되고 말 것이다.

소위말하는 자연보호론자들이 아무리 훼방을 놓아도 우리의 국토는 개발하지 않을 수 없으며, 다만 개발을 지연시킬 수는 있을 뿐이다.

 

지난 90년도에 유럽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것인데, 유럽이 아름다운 것은 자연을 개발하여 인공물과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인 것을 알아차렸다.

스위스가 그러하고, 지중해 연안의 모나코가 특별히 그러했다.

진정으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의 개발을 무작정 백안시 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의 소위 말하는 자연보호론자들이 얼마만큼이나 산과 물을 사랑하는지 의심스럽다. 그들 중에 4대강을 가까이 해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자연보호라 하면 지구  최후의 천연자연이 보호되고 있다는 뉴질랜드를 떠올린다.

그러나 뉴질랜드도 백인들이 들어가기 전에는 전국토의 3분의 2가 삼림으로 뒤덮혀 있었으나 지금은 대단한 재식의 노력에도 불구하고그것의 3분의 1밖에 남아있지 않다.

내가 여행한 뉴질랜드 남섬은 15만 제곱킬로미터의 면적에 겨우 100만명의 인구밖에 거주하지 않고 있다.

인구밀도로 따지면 한국과는 약 500대 7도 되지 않는다. 한반도와 뉴질랜드를 서로 비교할 수 없다.

지난 여름에 여행했던 알래스카는 어떤가? 153만 제곱킬로미터에 인구는 겨우 70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한국과 다른 나라를 같은 저울에 비교하지 말라는 것이다.

 

언젠가 지리산에 갔을 때의 일이다. 어느 계곡이었는데, 나무 사이로 보이는 계곡이 무척 아름다워 보여서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접근이 불가능하게 철조망을 쳐 놓았다. 이것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호한다고 은행금고에 보관해 두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다이아몬드 원석도 연마하여야 빛이 나고, 사람의 두발도 이발을 하여야 단정하게 보인다. 자연도 마찬가지이다.

정말이지, 마치 자연보호 자체가 정의인 것처럼 떠벌이는 한국의 소위 말하는 자연보호론자들이 혐오스럽다.

 

나는 이미, 몇 년 전에 낙동강과 섬진강 줄기를 따라서 자전거 라이딩을 한 적이 있다.

지난 번에 금강을 여행하였고, 이 번에 한강을 여행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영산강 라이딩이며,

낙동강도 개발전과 비교하기 위하여 제차 라이딩을 시도할 것이다.

 

아무튼, 4대강 개발로 인하여 쉽게 한반도의 강줄기를 따라서 라이딩할 수 있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번에 낙동강을 라이딩하면서 강변이 개발되어서 자전거 길이 열리고, 중간 중간에서 캠핑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했지만,

그것은 매우 요원한 먼 훗날의 일이라고 여겼는데 의외로 그 날이 빨리 온 것이다.

 

나는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외국인으로부터 한국의 자연경관은 어떠하느냐는 질문을 간혹 받는데,

그럴 때면 옛날에는 정말 아름다운 자연을 가졌었는데 지금은 산업화에 의하여 거의 다 파괴되었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고 해도 인구를 격감시키지 않고서는 옛날의 자연상태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또, 스페인에서 만났던 거만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버클리 대학생에게 나는 지금의 미국보다는 5천만 마리의 들소떼가 뛰놀던 옛 아메리카 대륙이 더 그립다고 빈정대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옛날의 자연을 그대로 보전할 수는 결코 없었을 것이다.

 

자연보호론자들은 4대강 개발로 인하여 자연이 파괴되었다고 주장하는 모양인데 천만의 말씀이다.

보에는 항상 물이 가득 고여 있어서 호수 같은 수변에는 수초와 함께 새로운 나무와 숲이 우거질 것이며,

물속에는 물고기가 풍부하게 서식할 것이고, 그에 따라서 오리, 원앙과 같은 물새들과 함께 다양한 철새들이 모여들 것이며,

그리하여 새로운 자연이 풍성하게 생명을 노래할 것이다. 그야말로 새로이 건립된 보는 풍성한 새로운 자연을 품을 것이라는 말이다. 

 

나는 이제부터 자전거 여행을 할 때 외국인으로부터 한국의 자연은 어떠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이제는 답할 것이다.

코리아에는 4대강을 따라서 멋진 자전거길이 달리고 있다고.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비로소 사랑스럽고 자랑스런 이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