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ern Europe

가우프네1(Gaupne)

박희욱 2013. 9. 6. 22:52

 

 

 

가우프네에는 오후 5시 20분에 도착하였다. 언제라도 비를 뿌릴 듯한 하늘이었는데 다행히 주행중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캠핑료는 Nkr 140.

오늘도 일과를 끝내고 나니 오후 8시 30분. 일과를 마치는데는 기본적으로 3시간이 소요된다.

 

캠핑장 키친에서 만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산다는 사람이 플롬-래르달 구간의 설원을 달리는 나를 보았다고 한다. 그는 자전거여행이 자신이 하고 있는 캠퍼밴여행보다는 훨씬 더 Intensive한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하면서, 캠프밴에 앉아서 핸들을 잡고  앞만 보고 달리는 여행은 별 의미가 없다고 한다. 그가 사용한 단어 Intensive가 귀에 쏙 들어온다. 그렇다. 자전거여행은 인텐시브하다. 나는 그래서 이렇게 힘든 자전거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차량으로 여행하는 사람은 눈으로만 풍경을 보지만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은 눈과 함께 온몸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여행자는 아닌데 무거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내 모습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는데 정확히 본 것이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머리로써만 살지 마라, 온몸으로 살아라.

머리의 생각은 죽은 것이고,

온몸으로 사는 것은 느낌으로 사는 것이며, 느낌은 살아있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면 하늘과 구름만 보인다.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 산과 숲이 보인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면 그 모든 것과 함께 나무와 돌도 보인다.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시야가 좁아진다.

그래서 속도가 빠른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시야가 좁다.

 

6월 15일(토) 흐린 후 맑음

 

새벽에 조금 춥다. 기온은 10도.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한데 비는 오지 않을 것 같다. 텐트에 들어와서 앉자 말자 말도 떨어지기 전에 텐트에 빗방울이 돋는 소리가 들린다. 빗방울이 그치기를 기다리면서 천천히 아침을 먹고 10시 20분에 캠핑장을 출발하여 니가르스브렌 빙하로 갔다. 나는 이 도로의 경관에 상당한 기대를 가졌으나 그 기대는 어긋났다. 그래서 되돌아올 때는 무척 멀게 느껴졌다. 빙하의 입구에 오후 1시 20분에 도착하고, 빙하를 왕복하고 돌아오니 오후 3시 10분. 빤히 보이는 곳인데도 천천히 걸었더니 1시간 50분이나 걸렸다.

 

 

가우프네 캠핑장 - 니가르스브렌 빙하(Nigardsbreen)

 

 

 

 

 

 

 

가우프네 빌리지

 

 

 

 

 

 

 

 

 

 

 

 

 

 

 

 

 

 

 

 

 

이 도로의 경관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그저 평범한 것이다.

 

 

 

 

 

 

 

 

 

그냥 아래쪽 터널을 통과하면 되는데

자잔거길이 이쪽인 줄로 여기고 잘 올라와서 되돌아 내려갔다.

 

 

 

 

남자들은 양복 여자들은 전통복장을 하고서 장례식을 치루고 있다.

 

 

 

 

 

 

 

 

 

빙하는 왼쪽으로

 

 

 

 

멀리 빙하가 보인다.

 

 

 

 

 

 

 

 

 

구름은 좀 끼어 있어도 무척 기분좋은 날씨다.

 

 

 

 

 

 

 

 

 니가르스브렌빙하

 

 

 

 

 

 

 

이것을 보면 지구온난화는 근래의 일이 아니고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온난화? 뭐 걱정할 것 있나요? 지구는 본래 불덩이였는데요. ㅋ

 

 

 

 

 

 

 

 

 

모든 사람들이 나를 추월해 갔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배가 고파서 그런가,

잔차 타고 오느라고 힘이 빠졌나,

마음에 여유가 있어서 그런가?

 

1시 20분에 입구에서 출발할 때 소세지와 빵을 먹고 오려다가 다녀와서 먹기로 했다.

빤히 보이는 길이라 1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나에게는 금강산도 식전경이다.

캠핑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배가 고파도 먹는 것은 맨 나중이다.

 

 

 

 

 

 

 

 

 

 

 

 

 

 

 

 

 

 

 

 

 

 

 

 

 

 

 

 

 

뉴질랜드 폭스빙하를 보러 갈 때 만났던 시카고대학 교수는 자신을 빙하학자(Glaciologist)라고 소개했다.

빙하가 하나의 학문분야인 모양이다.

 

 

 

 

뉴질랜드나 알래스카에서는 빙하 위를 걷는 트레킹투어가 있는데 가이드요금이 보통 $100를 넘는다.

비싼데다가 별로 볼 것이 없겠다는 생각에서 참가해 본 적은 없다.

 

 

 

 

빙하 곁을 따라서 걷고 싶기는 하나 라이딩 복장과 신발로서는 용이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