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ern Europe

고틀란드 섬1(Gotland)

박희욱 2013. 10. 11. 16:44

 

 

 

 

 

7월 18일(목) 맑음

 

이른 아침에 식당에 갔다. 내가 첫손님이었다.

호스텔 리셉션에서 아침을 먹겠느냐고 물었을 때 비싸 봐야

호스텔에서 얼마나 비싸겠느냐고  생각해서 오케이라고 대답하고 보니 물경 Skr 95였다.

어제 아침에는 쵀대한 많이 먹어주면서 이것이 저녁식사였으면 했다.

오늘도 많이 먹서 본전을 뽑겠다는 헝거리 정신이 발동했다.

먹다보니 30분이 지나서 시간제한이 걸렸다. 열차시각이 가까워진 것이다.

많이 먹었지만 그래도 한 두 가지 더 먹어야 하는데...

웨이터 보기가 좀 민망해서 너무 많이 먹었다고 실토를 했더니 "Thank you, have nice day!"다.

그럭저럭 본전은 뽑은 셈인데, 알고 보니 이 식당은 호스텔의 식당이 아니고 함께 붙어 있는 호텔의 식당이었다.

 

 

 

완벽하고도 멋진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 참 께물린다고 고생 많겠다! ㅋ

 

 

호스텔 식당을 나와서 스톡홀름 열차역에 도착한 것은 오전 8시 40분.

플랫폼 입구에 여자 역무원이 있어서 승차권을 내미니까 이 역에서는 자전거를 실을 수 없단다. 이럴 수가!

승차권을 내밀어 보이면 자전거 운임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냐고 했더니 자기도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단다.

 

그 승차권을 발행한 녀석은 중국인인 듯한 아시안이었다.

야~ 이거 유색인종은 좀 열등한 것이 사실이 아닌가? 특히 나를 포함해서.

내가 경험한 서양인들은 대충이 없이, 하나를 해도 정확하고도 틀림없이 한다.

고대로부터, 과학, 공학, 지리학, 건축, 예술, 철학, 언어, 정치 등 어느 한 분야라도 아시아가 유럽을 앞선 적이 없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인종에는 우열이 없다는 말을 믿을 것인가, 문화에는 우열이 없다는 말을 믿을 것인가. 사람 나름이겠지만.

나는 길섶의 풀입조차도 인간과 동등하다고 말하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황당해서 우두커니 서 있자니 다른 역무원이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여기서 자전거로 10분 쯤 걸리는 다른 역에서 타라는 것이다.

그 역 방향으로 길을 물어가면서 황급히 내달렸다.

역에 도착하니 Nynashamn으로 가는 직행은 없고 가다가 환승해야 하는데 자기가 알으켜 주겠단다.

타고보니 열차는 스톡홀름역을 지나가는 것이다.

스톡홀름역은 대규모 수리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자전거를 실을 수 없도록 한 모양이다.

Nynashamn에 도착하였지만 예정했던 오전 9시 55분 배는 놓치고 정오 12시 35분 배를 타야했다.

 

 

 

 

스웨덴풍의 배색이 훌륭하지 않은가.

색체감각이 뛰어난 것 같다.

 

 

 

Nynashamn 항구

 

 

여름 휴가철이라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난다.

 

 

 

 

 

 

 

 

 

 

 

 

 

 

 

 

 

 

 

 

 

 

 

나도 크다란 빵 한 덩이를 샀다.

 

 

 

 

 

 

 

 

 

 

 

 

 

 

 

 

 

 

 

 

 

 

 

 

 

 

 

 

 

 

 

 

 

 

 

 

 

 

 

 

 

승선을 위한 체크인을 기다리는 자전거와 차량들

 

 

 

 

 

Nynashamn에서 고틀란드 섬의 Visby로 가는 항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망망대해라서

고속정을 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갑판이 없다.

요금은 SEK 558

 

 

 

고틀란드 섬

 

 

Visby에서 Farosund까지 버스로 가서 거기서 Larbro까지 자전거 주행을 하고 다시 버스로 돌아왔다.

경치가 좋다는 북쪽 끝 섬에 가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Visby항 터미널

핀란드에 들어서고부터는 캠핑장을 찾기가 좀 막막하였다.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미리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캠핑장을 찾아 나서기 전에 Oscarhamn으로 가는 페리를 미리 예약해 두었다. SED 448.

일단  관광안내소에 들러서 캠핑장 지도를 구하려고 했으나 그런 지도는 없었다.

스톡홀름에서 만난 David의 권유대로 여동생 Karin의 집으로 가볼까 하고 생각하였으나

생판 모르는 사람을 오빠의 말만 믿고 찾아간다는 것도 망서려지는 일이었다.

일단 부딛히고 보자는 심정으로 통화를 시도하였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Tomas Elvstad

Tegelgardsgatan 12 SE-211 33 Malmo, Sweden

+46(0)733-180563

가족과 함께 고틀란드섬에 휴가를 왔다.

말뫼에 와서 자기 집에 자고 가라고 한 친절한 사람이다.

 

 

 

 

 

어쩌면 Kristanstad의 여름별장에 있을 수도 있으니 미리 전화를 하란다.

 

 

 

 

 

 

 

 

 

 

 

Kneippbyn 리조트 캠핑장(www.kneippbyn.se)

다행히 멀지 않는 비스비 남쪽 4.5km 지점에 캠핑자을 찾았으나

캠핑료가 2박에 SED650 이다. 요금이 완전히 신발끈 요금이다.

알고보니 여기는 리조트였고, 다른 자전거 여행자들이 여기를 그냥 스쳐지나갔던 이유를 알겠다.

 

 

7월 19일(금) 맑음

 

아침일찍 일어나서 라면을 끓여서 빵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으려니 빗방울이 떨어지는가 싶었는데 곧 굵은 빗줄기가 되어서 내렸다.

오늘은 글렀는가? 그러나 달갑게 받아들여야겠다. 그동안 Abisko에서 핀란드를 거쳐서 여기 올 때까지 비가 전혀 오지 않았으니까.

 

그렇지만 이게 뭔가! 머나먼 남의 나라 이 섬에까지 비싼 돈을 들여서 자전거 타러 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게다가 내리는 비에 같혀서 텐트속에 자빠져 누워 있다면. 

조금 한심한 생각이 든다. 간혹이긴 하지만 이런 때는 자전거여행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미카엘 엔데의 소설 '모모'가 생각난다. 그저 평범한 삶을 영위하고 있던 한 이발사가 어느 비오는 날 생각에 잠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한심한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시간을 절약하여 무엇인가를 이루어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그때부터 열심히 자신의 일에 매달린다. 그가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여 시간을 절약하는 동안에 회색인간이 그 이발사가 저축한 시간을 여송연으로 말아서 피운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소설이라면 한국에서 쒸어져야 할 것을 왜 선진국 독일에서 쒸어졌을까 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삶의 자유를 갈구하던 그 시절 나에게는 대단한 인상을 주었던 소설로서 내가 가장 감명을 받았던 소설 중의 하나이다. 나의 마음과 완전한 공명을 일으킨 몇 안되는 소설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비는 곧 그쳤다. 하늘에는 아직도 구름이 가득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텐트속에 죽치고 있을 수는 없다. 간단히 방수장비를 갖추고 비스비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도착하니 오전 8시 20분. 그런데 버스 뒷쪽 자전거 거치대에는 이미 2대의 자전거가 걸려 있었다. 이 버스는 높이가 낮아서 바닥의 짐칸이 없다. 약간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운전사는 자전거 자리가 없으니 오전 9시 35분 출발 버스를 타란다. 거치대를 가만히 살펴보니 한 대를 더 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운전사에게 말했더니 규정이 2대란다. 나는 코리안식 사고방식대로 규정이 뭐 그렇게 중요하느냐, 실으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2대 이상을 매달면 벌금을 물어야 한단다. 더 이상 할말이 없다. 북스웨덴 토레에서 나를 내팽개치고 달아났던 그 자식도 벌금이 무서웠던 것인가. 이런 것까지 규정을 만들어 놓고, 또 그것을 준수하는 그들은 우리와는 다르다. 나만 다른가? ㅋ

 

다음 버스는 예정했던 Skar까지 가지 않고 Farosund까지만 가는 것이었다.

버스가 출발할 때 쯤은 하늘이 완전히 개이었다. 엊저녁에 짙은 저녁노을을 보면서 오늘은 맑겠구나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그 생각이 맞은 것이다.

고틀란드 섬은 비구름이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넘어올 때 푄현상에 의해서 비를 모두 떨어뜨리기 때문에 강우량이 적은 것 같다.

 

 

Visby의 성벽

 

 

 

 

 

 

 

 

 

 

 

 

 

 

 

 

 

 

 

 

 

 

 

 

 

 

 

 

 

 

 

 

 

 

 

Visby 출발

 

 

 

'Northern Euro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틀란드 섬3(Gotland)   (0) 2013.10.11
고틀란드 섬2(Gotland)   (0) 2013.10.11
[Map]스웨덴 남부(Route Southern Sweden)  (0) 2013.10.11
스톡홀름3(Stockholm)  (0) 2013.10.10
스톡홀름2(Stockholm)  (0) 201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