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ern Europe

베를린4(Berlin)

박희욱 2013. 8. 9. 16:55

 

 

 

신국립미술관 현관의 두 조각품

 

 

 

 

 

 

 

 

 

 

 

 개만도 못한 주인님!

아무데서나 누워서 자면 쓰나!

 

 

 

대성당

 

 

 

 

 

 

 

 

 

 

 

 

 

 

 

 

 

 

 

 

 

 

 

 

 

 

 

 

 

 

 

 

 

 

 

 

 

 

 

 

 

 

 

 

 

 

 

 

 

 

 

 

 

 

 

 

 

 

 

 

 

 

 

 

 

 

 

 

 

 

 

 

 

 

 

 

 

 

 

 

 

 

 

 

 

 

 

 

 

 

 

 

 

 

 

 

 

 

 

 

 

 

 

 

 

 

 

 

 

 

 

 

 

 

 

 

 

 

 

 

 

 

 

슈프레강을 건너서 슬금 슬금 걸어가다보니 뜻하지 않은 미술관(Stiftung Stadtmuseum Berlin)이 하나 나타나서 입장을 해보았다. 여기는 독일 미술품만 있는데 거의 모두 유명한 독일 표현주의 작가의 작품들이다. 표현주의! 내게는 좀 유감스런 유파이다. 그들의 작풍은 필치가 거칠고, 흉악스럽고, 어둡고, 투박하고, 강렬한 원색이 난무해서 눈을 어지럽히는 그런 느낌을 준다. 내가 좋아하는 독일 표현주의 작가는 놀데와 반동겐 정도다. 그 외에도 나는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 중에는 표현주의 작가로 분류되는 사람은 많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칸딘스키와 뭉크도 그렇고, 샤갈조차도 표현주의로 분류될 수 있을 게다. 심지어 고흐와 고갱조차도 표현주의의 원조쯤으로 치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좀 불쾌한 생각이 들었으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수긍이 가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결코 내가 사랑하는 두 사람이 표현주의 화가일 수는 없다. 그들이 표현하고자 한 감정은 표현주의 화가들의 것과는 거리가 먼 순수한 아름다움이었다.

표현주의는 사물이 주는 느낌을 감상자에게 전달한다기보다는, 사물에 화가 자신의 감정을 실어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감정이 문제이다. 그 감정이 감상자로 하여금 불쾌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나타내고자 하는 감정은 주로 공포, 불안, 불의, 고독, 소외, 인간의 추악한 욕망 등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런 그림을 그리는 화가 자신은 시원할 것이지만 감상자인 나는 괴롭다. 마치 피부병에 걸린 사람이 온몸을 긁어대면 본인은 시원할지라도 보는 사람은 불쾌한 것이다. 다만, 함께 피부병에 걸린사람이라면 대리만족을 줄 수는 있겠다. 거기서 예술의 본연의 목적이라고 하는 카타르시스를 얻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런 카트르시스가 불필요한 사람에게는 불쾌한 그림이 되는 경우가 많다.

 

표현주의의 종주국은 독일인데 그럴 수 밖에 없다. 표현주의는 1차세계대전 전후의 암울한 시기를 산 사람들의 유파이다. 그 당시 허무주의에 빠져 있던 독일인들에게는 세상 모든 것이 회의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19세기 후반, 자신있게 온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우월감이 팽배하던 시기를 지나서 1차세계대전을 치루고 나니 자랑스러웠던 서구문명의 산업사회에 대한 신뢰감이 갑자기 무너져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표현주의의 그림에는 풍자적이고 냉소적인 그림이 많다.

그런 시대적 분위기에서 등장한 것이 히틀러일 것이다. 죽을 상을 하고 있는 독일국민들에게 히틀러는 큰소리를 쳤다. 세계최고의 우수한 민족 게르만인들이여, 나를 따르기만 해라! 그러면 끝내 주겠다! 지푸라기도 잡고 싶었던 독일국민들에게 히틀러는 구세주처럼 보였을 게다. 히틀러는 약속을 지켰다. 수많은 사람들을 끝내 주었고, 자신도 총알 한 방으로 스스로를 끝냈다. 아쉬운 것은 좀 더 일찍 그랬으면 좋았으리라.

이 미술관의 표현주의 작품은 내 마음에 드는 그림이 많았고, 그래서 표현주의 그림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수그러졌다. 예전에 독일의 미술관을 찾아다니면서 도시내의 화랑가를 찾아다녀 보기도 했는데, 그때 본 그림들도 표현주의의 영향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 대단히 원색적이고 난삽한 그림이 나의 시각을 괴롭히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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