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박희욱 2017. 6. 23. 08:40

광안리 동의보훈 한의원의 치료실 침대에서 침을 맞으면서 생각해 보았다.

나의 안면신경마비증세의 원인은 무엇일까?

동의의료원 신경과 의사나, 여기 한의원 의사가 말하는 원인들-스트레스도 아니고, 과로한 것도 아니고, 냉충격을 받은 것도 아니고, 과음한 것도 아니다.

의사는 바이러스 감염일 수 있다고 하지만, 그 감염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연일까, 아니면 노쇠에 의한 면역결핍에 의한 것일까?


그러다가 문득 2011년도의 중국배낭여행 때가 생각났다.

3개월간의 중국여행준비를 마칠 즈음에 갑자기 한 쪽 귀의 청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두 군데의 이비인후과을 찾아갔더니 두 군데 모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느냐는 동일한 문진을 받았다.

나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더니, 그렇다면 자신들은 발병의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중국여행기간을 비자문제 때문에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여야 했더니 급격히 청력이 회복되고 말았다.

그제서야 발병의 원인이 여행스트레스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는 의사들에게 허위진술을 한 셈이었다.


그렇다면 이번의 질환 또한 내가 비록 인식은 못했다 하더라도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짐작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여행의 압박감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해도 힘든 여행에 부담을 가진 것은 사실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내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이런 여행스트레스에 의한 질환이 또 있었다.

2014년도에 미국과 중남미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출발일이 다가오자 턱관절이 덜그덕그렸다.

금새 치료할 수 있는 질환도 아니고 해서 그대로 출국을 하였는데, 미국에 도착하고 보니 햄버거도 제대로 앂지 못한 정도로 증세가 심하여

조기귀국을 해야 하지 않을까 걱정하였는데 적응이 되어서인지 점차 증세가 완화되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턱관절 전문의를 찾아갔더니 엑스레이를 찍어보고서 간단하게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하였다.

스트레스와 턱관절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어서 의아스럽게 여겼는데, 그때도 나는 스트레스는 없었다고 말했었다.


나는 침을 맞고나서 원장실로 찾아가서 발병원인이 여행스트레스인 것 같다고 실토하였더니,

젊은 원장은 누가 시켜서 가는 것도 아니고 좋아서 가는 것이 어떻게 스트레스냐고 되물었다.

장기간의 캠핑 자전거여행의 힘듬을 설명했더니 그러면 적당히 하고 말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하느냐고 하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한 스트레스의 개념은 어떤 갈등이나 번민이나, 분노나, 슬픔이나, 고민과 같은 감정을 스트레스라고 여겼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의 압박감을 스트레스라고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스트레스가 없다고 말했던 것이다.


지난 일요일에 오래간만에 장산 6부 트레일을 탔는데, 너들지대를 자전거를 들고 지나가자니 바위 위의 어떤 남자가 그렇게 힘든일을 왜 하느냐는 투로 물었다.

내가 말했다, 힘들지 않고 즐거운 일이 어디 있느냐, 술마시는 것 빼고. 고도리 치는 것조차도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 재미가 있을거냐고 했드니 내말에 수긍을 했다.

모르긴 해도 골프조차도 스트레스가 없다면 아무도 비싼 돈을 들여 가면서 그 놀이를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압박감에 의한 스트레스를 강화하기 위해서 돈을 걸면서 한다.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한 것을 들라면 편안히 누워서 TV를 본 시간일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스트레스에 찬성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실은 누구보다도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스트레스를 받는 일을 되도록이면 피한다. 아마도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런 증세가 나타나는 것일게다.

라즈니쉬는 모든 질병의 50%가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했고, 간접적인 것까지 포함한다면 90%가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했는데 옳은 말인 것 같다.

자전거를 타다가 일어나는 사고도 스트레스에 의한 집중력저하가 원인일 것이라고 보면, 모든 사고도 스트레스와 연관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일단, 귀국일은 그대로 두고, 출발일을 6월 27일에서 7월 19일 이후로 연기해야겠다, 그러면 65일간에서 43일간으로 줄어든다.

나의 여행압박감은 일정의 길이에 비례하는데, 43일쯤은 그렇게 큰 압박감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문제가 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이 파미르고원 자전거여행은 나의 제일 큰 마지막 익스피디션이 될 것이다.

이제 자전거여행의 경험이 많이 쌓인만큼 장기간은 부담감이 좀 있기는 해도 그것이 스트레스라고는 의식되지는 않는다.

앞으로의 자전거여행은 스콧틀랜드, 아일랜드, 지중해 연안, 알프스, 이탈리아, 호주 등지가 되겠는데,

그런 선진국 여행은 편안하다. 다만 편안한 만큼 여행경비의 압박은 크진다.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온몸으로 느끼기위해서는 눈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전거만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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