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無觀

박희욱 2017. 12. 1. 06:50

아, 괴롭다.


과거에 반일이었던 내가 친일이 되었다.


친일이 되고나니 혐한이 되었다.


혐한이 되고나니 반한이 되려고 한다.



구한말 역사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반일감정의 유해함과 위험성을 알고서, 그 부당성을 증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반일감정이라는 대못을 뽑고 나니 그 구멍이 상처처럼 너무 크게 남았다.


반일, 친일, 혐한, 반한 등 이런 모든 것은 하나의 觀에 불과하다.1


이제는 無觀으로써 그 구멍을 메워야 할까 보다.2

  1. 무엇을 안다는 것은 항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본문으로]
  2. 觀은 오염된 觀을 닦아내는 도구로서만이 쓰임세가 있는, 일회용 휴지 같은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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