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거림

법정스님

박희욱 2021. 7. 25. 07:45

법정스님!

 

지금쯤 그곳에서 평안히 잘 지내시겠지요.

 

 

스님이 세상을 등지시고, 뒤늦게

 

산속 깊은 곳으로 홀로 들어가실 때만 해도

 

조금은 의아스러워 했습니다.

 

 

또, 스님이 귀천하시기 전에

 

주옥같은 저작들 출판을 안타깝게도 불허하신 것도 

 

의아스러워 했습니다만,

 

 

이제는 그러하셨던 스님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이 세상 어느것 하나 덧없지 않는 것이 없는가 봅니다.

 

덧없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이 세상의 덧없슴을 깨닫는 것 뿐이겠지요.

 

 

스님이 세상을 뒤로하고 산속 깊숙히 들어가셔서

 

스님 스스로 쓴 글들조차도 덮어버리려 했던 것은

 

세상의 온갖 말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심정에서였겠지요.

 

 

아직 살아야 할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알 수없지만,

 

저도 세상의 온갖 말들로부터 달아나고 싶습니다, 제가 달아날 마지막 도피처는

 

말이 없는 음악일 뿐인가 합니다, 스님은 미처 그것마저 버렸었지만...

 

 

'끄적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배개를 하고서  (0) 2022.09.23
강줄기따라 일엽편주  (0) 2022.03.09
흐르는 강물처럼  (0) 2021.05.18
어미오리  (0) 2021.04.08
나의 집  (0) 2021.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