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한국과 일본의 다른 점

박희욱 2024. 3. 13. 16:55

정유재란 때,1598년 9월에 일본에 붙잡혀 끌려가서 1600년 5월에 풀려나 귀국했던

조선선비 강향은 그의 '간양록'에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왜놈의 성질이 신기한 것을 좋아하고 외교를 좋아하여 먼나라 외국과 통상하는 것을

훌륭한 일로 여기니 외국 상선이 와도 반드시 사신행차라고 합니다.

왜경(교토)에서는 남만(네델란드) 사신이 왔다고 왁자하게 전하는 소리를

거의 날마다 들을 수 있으니 그들은 온 나라가 좋은 이야깃거리로 삼습니다.

먼 데서 온 외국 사람을 왜졸이 해치기라도 하면 그들과의 길이 끊어질까 하여

반드시 가해자의 삼족을 멸한다고 합니다.

지난해에 외국상선을 강탈한 사건이 있었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보고하여

가해자들을 잡아다가 모두 목을 베어 매달고 훔친 물건은 주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천축(인도)같은 나라는 왜국하고는 턱없이 멀지만 왜들의 내왕이 끊임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왜국 시장에는 중국과 남만의 물화가 언제나 두루 있으니 왜국에서 난 것은

금은을 제하고는 별로 진기한 것이 없다고 합니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참고로, 그는 이 책을 저술하기 위해서 일본을 30여 차례 다녀왔다고 한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처럼 이웃이면서 너무도 다른 나라는 없을 것이다.

한국과 중국이 다르기는 해도 한국과 일본이 다른 것에 비하면 훨씬 덜하다.

그러니까, 한국과 일본은 이웃나라이면서도 이 세상에서

가장 서로 다른 나라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조리 다른, 정말 달라도 너무  다른 나라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일본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내가 처음 일본에 대해서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인도 뭄바이

어느 박물관에서 일본 공예품을 본 것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거기서 일본이

메이지 유신 이후의 근대화에 의해서 한반도를 앞섰다는 것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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