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악보 볼 줄 아세요?

박희욱 2024. 8. 14. 21:04

클래식기타를 배우기 시작해서 한 1년쯤 되었을까?

그때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악보는 볼 줄 아세요?"

나는 질문하는 저의를 몰라서 조금 어리둥절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정상적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는데요?"

 

당시에는 음악교육이 소홀해서 1학년 때 가곡 몇 곡을 배우고,

베토벤의 '운명'이나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드보르작의 '신세계'를 

책상에 엎드려서 단체로 감상해본 것이 전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은 말하지 않지만, 당시에는 세계3대 교향곡이라고 말하던 시대였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라면 1969년도다. 그때 우리 시골집에는 전축은 물론이고

라디오도 없었던 시절이다. 그러니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기는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동네에 전기가 들어온 것은 그 1년전인 1968년이었다.

 

이제 기타를 배운기 시작한지 5년이 다 되었다

만일 다시 내게 악보를 볼 줄 아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잘 모르는데요."

그 당시 올챙이였던 나는 개구리가 묻는 질문조차 알아듣지 못했던 것이다.

그 개구리님은 속으로 이 올챙이가 얼마나 우스웠겠는가.

 

생각해보니,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소크라테스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으나,

사실은 그것이 아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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