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 때는 2054년 무렵.
중국은 대만을 침공했다가 미국과 러시아의 참전으로 패전하고 국력이 급속히
추락해서, 티벳과 신장위구르가 독립을 하고 나라가 걸레조각이 되었다.
일본은 안주만 하다가 국제 경쟁력을 상실한지가 오래되었고, 지진과 화산폭발,
그리고 끊임없는 태풍과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후진국으로 추락해버리고 말았다.
한편, 대한민국은 통일이 되고 강성한 나라가 되자 동아시아의 안보를 대한민국에
맡긴 미국은 일찌기 주둔했던 모든 미군기지를 철수 해버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삼키고 동유럽국가들을 복속시켜서 옛 소련의 국력을 회복한 상태였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사라지자 러시아는 호시탐탐 일본을 노려보고 있었다.
일본을 먹으면 동남아시아는 러시아 차지가 되고, 서태평양이 앞마당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인도와 협력해서 중국을 포위하는 형세가 되는 것이다.
그런 전략의 러시아는 드디어 칼을 빼어서 일본 홋카이도를 점령해버림으로써
일본열도를 먹어치우겠다는 야욕을 여실히 드러내었다.
이것을 알아차린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과연 팔짱을 끼고 남의 집 불구경을 해야 하나, 아니면
대한민국이 선수를 쳐서 일본을 먹어야 하나를 놓고 국론이 분열되었다. 결국
결론은 역사적으로 남의 나라를 침략하지 않은 자랑스런 평화의 민족이 남의 나라를
침략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우세하여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의중을 눈치챈 러시아는 일본열도를 냉큼 집어삼키고 말았다.
결국 러시아는 대한민국의 해외진출로를 차단하여서 목을 조여왔다.
식량이고, 에너지고, 철광석이고 거의 모든 자원을 해외에 의존해야만 했던
대한민국은 폭망하는 것은 뻔한 이치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자원이 빈약한 땅이라 러시아는 한반도를 탐내지 않았고,
다만 러시아의 위성국으로 만들어서 중국세력과의 완충지대로 냠겨 놓을 전략이었다.
과거 일본이 한반도를 병합하여 러시아의 남진을 막는
전초기지로 이용하고자 했던 전략과 유사한 것이었다.
대한민국은 고립무원의 숨만 쉬고 있는, 옛 이씨조선의 상태로 전락하게 되었다.
선수를 쳐서 일본열도를 강점해야 했는데 팔짱을 끼고 있었던
사실을 후회해 봐야 때는 이미 늦었다.
한민족은 과거 일본이 왜 한반도를 병합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강점당했다고 넉두리만 했던 것을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일제의 강점이 아니라 망한 나라를 팔아먹은 것, 즉 매국이었다.
이것은 자신의 역사를 반성할 줄은 손톱만큼도 모르고,
도리어 역사를 짜깁기하여 자랑으로 삼는 한민족의 운명이다.
비록 주변 열강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매국적 정치행태를 벗어던지고
그들의 역학관계를 잘만 이용하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지만,그런 역량이
전혀 없는 민족이라 오늘도 정권다툼 놀이에 새벽 도둑놈처럼 날새는 줄 모른다.
더구나 국제관계조차 국내정치용으로 이용해 처먹는 한민족으로서는
언감생심 택도 없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