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세상

박희욱 2025. 2. 3. 17:23

나의 사위에게 '인수봉'을 이야기했더니 그것이 어디에 있는 거냐고 반문을 했다.

나에게는 쇼크였다. 그래서 북한산에 가보았느냐고 물었더니 "No!"

도봉산에 가보았느냐고 물었더니 역시 "No!"

나의 사위는 외국인이 아니고, 제주도 사람도 아니고, 서울에서 태어나서

서울에서 자라고 서울에서 대학을 나오고, 서울에서 살고 있고 직장이 서울이다.

 

서울에 살면서 남산에 올라가 보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서울의 북한산은 대한민국의 명산을 넘어서 세계의 명산이라고 해도

나는 반론을 재기하지 못한다. 그만큼 멋진 산이다. 나는 어디선가

캐나다로키의 밴프국립공원을 가보지 않은 캐나다인을 만난 적이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50km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이 그곳을 가보지 않았다는

사람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산에서 만난 적이 있다. 일본 오사카에 살면서

오사카성에 가보지 않았다는 사람을 터기의 카파도키아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만큼 등잔밑이 어두운 것이다.

 

사람들은 이 세상에 같이 살면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고 착각한다. 아니다.

각자가 각자의 세상을 가지고 산다. 그래서

서로 다른 세상을 살면서 서로 자신의 세상이 옳다고 말다툼을 벌인다.

서로가 양보없이 끝없이 싸운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까지 보인다.

그래서 더 높이 높이 날아올라라. 세상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색즉시공 공즉시색

 

 

 

'잡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독  (0) 2025.02.05
나는 소라게  (0) 2025.02.04
貴下와 상호준중  (1) 2025.02.02
바둑이 룰  (0) 2025.02.02
유럽인과 한국인의 주법  (0) 202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