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6 3

철없었던 결단

마산고 1학년 때, 나는 방바닥에 몸을 뉘기만 하면 그대로 가버리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유로운 나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였다. 당시에 마산고 1학년 5반의 박영수군은 겨울방학동안에 자살을 감행하고 말았다. 진영대창국민학교 때 어린이회장을 했고, 나와는 급이 다르게 영리했던 친구였는데, 운명을 달리한 것은 용기의 차이가 아니면 차남과 장남의 차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로부터 근 10년이 흐른 후, 군복무 후 복학을 해서도 동일한 이유로 심히 고뇌했다. 우리 사회가 영화 '뻐꾸기둥지위로 날아간 새'가 보여 주듯이 마치 정신병동처럼 보였다. 주인공 잭 니콜슨은 정신병원에 강금당하여 뇌수술을 당하여 식물인간이 되어버린다.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신..

이야기 2023.03.16

무개념, 그리고 무념 & 무심

개념미술이 현대미술을 망치고, 개념시가 현대시를 망치고, 나아가서 현대가곡을 망쳐버렸다. 개념이나 이념과 같은 사념 나부랭이들이 인간의 감성을 압도한다. 인류가 아무리 이성적 동물이라고는 하나 인간존재는 어떤 동물보다도 더 감성적 동물인데. 무념과 무심은 무개념으로 치부되어 퇴색한 옛날 사진이 되었나 보다. 그리하여, 이제는 사념이 인간성을 지배해버리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AI가 논문을 쓰고, AI가 그림을 그리고, AI가 시를 짓는다는 세상! 인류가 인간성을 상실하는 것이 소위말하는 인류의 종말을 말하는것은 아닐까. 여호와가 바벨탑을 부순 것은 실패로 끝남으로써 인류의 구원은 물건너 갔나 보다.

단상 2023.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