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세상은 참 아름답구나!

박희욱 2009. 5. 30. 21:03

대학시절에 미국 마피아의 세계를 담은 영화 '대부(Godfather)'를 본 적이 있었다.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알카포네는 임종의 자리에 누워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은 참 아름답구나!"

 

내가 그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는 것은 그 장면이 인상깊어서가 아니라,

피비린내 나는 삶을 거쳐온 마피아의 두목이 삶을 마감하는 자리에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오랫동안 남았기 때문이다. 의문은 수용할 수 없을 때 생기는 것이다.

 

그때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이제 그 말을 수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이제 알카포네만큼 나이가 들 날이 머지 않았는가 보다.

아직 죽을 때가 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 말을 지금 여기서 되풀이하고 싶다.

다만, 한 구절을 덧붙이고, 그리고 한 단어만 바꿔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1참 아름답구나!"

 

 

 

  1. 사실상, 삶과 세상은 구분을 할 수 없다. 삶을 객관적 언어로 표현하면 '세상'으로 되며, 세상을 주관적 언어로 표현하면 '삶'으로 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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