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언어

박희욱 2010. 5. 22. 04:35

석가모니 부처님이 왕자였듯이 구마라즙스님도 왕자출신이었다.

그는 산스크리트어로 된 불경을 중국어로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

아래와 같이 말하였다.

 

"번역이란,

일단 씹은 음식을 다른 사람에게 먹이는 것인데,

그것은 단지 맛을 잃게 하는 것만 아니라 오히려 구역질까지 불러일으킨다"라고,

번역을 통한 제대로된 본래의 의미전달의 어려움과 불가능성을 표현하였다.

 

번역이란 언어를 다른 어떤 언어로 재현하는 것이다.

한편, 말이란 사물의 실재를 언어로써 재현하는 것이다.

번역이 그렇게 어려울진대 하물며,

사물의 실재를 어떻게 언어로써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빛을 언어로써 표현할 수 있는가

하늘을 언어로써 나타낼 수 있는가

사랑을 언어로서 표현할 수 있는가

자유를 언어로써 나타낼 수 있는가

전혀 불가능하다

 

결코 언어를 신뢰하지 마라. 언어는 허구이다1

언어는 의사소통의 최소한의 방편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상대방의 언어를 머리로써 듣지 말라

가슴으로 들어라

그래야 실수를 하지 않는다

언어는 사물의 그림자에 불과하다2

 

 

 

 

  1. 사랑한다고 말하지 마라. 한 번 더 입맞춤을 해주라. [본문으로]
  2. 그림자는 손이라는 동일한 사물을 사슴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개로도 나타낼 수 있다. 언어로 통한 그대의 생각 또한 그림자와 마찬가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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