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창조주

박희욱 2010. 11. 26. 04:45

 

강은 하나의 빗방울로부터 시작하였다

빗방울이 물줄기가 되고

물줄기가 개울이 되고

개울이 시내가 되고

시내가 강으로 되었다

 

강은 끊임없이 변한다

모래톱이 생겼다가 사라지고

자갈밭이 생겼다가 사라지고

이렇게 굽이쳤다가 저렇게 굽이치고

바다에 이르는 하구도 이리저리 자리를 옮긴다

 

강은 누가 만든 것인가

강을 만든 주체는 없다

강이 강을 만든 것이다

강이 스스로 자신을 만든 것이다

강의 생성에는 원인이 없다

 

우주는 누가 창조한 것인가

우주를 창조한 창조주는 없다1

사람들은 우주를 창조주와 피조물로 분리한다2

분리하지 마라. 창조주와 피조물은 하나이다3

우주는 창조주임과 동시에 피조물이다

 

그대는 피조물인가

누가 그대를 창조한 것인가

창조주가 그대를 창조한 것인가

그대는 그대를 창조한 창조주의 존재를 어떻게 알았는가

창조주는 피조물 그대가 창조한 창조물임과 동시에 피조물이다

 

 

  1. 자신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선언한 신은 없다. [본문으로]
  2. 창조주와 피조물로 분리하는 것은 닭과 달걀의 선후를 따지는 것과 같다 [본문으로]
  3. 인간의 마음은 해부학자이다. 무엇이든지 해부해서 분리하려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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