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어떤 병원에서
간호원이 한 손에 물컵을 들고서
그대에게 영생의 알약을 내민다면
그대는 과연 그것을 받아서 입에 틀어넣을 것인가
만일
영생의 약을 목구명 속으로 삼킨다면
그 순간 그대는 그대의 팔다리로부터
모든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낄 것이고
곧 침대에서 축 늘어질 것이다
그것은
그대에게 삶의 에너지를 공급하던 죽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대의 삶은 그대의 죽음에 의해서 유지되며, 죽음이 사라지면 삶도 사라진다
삶과 죽음은 서로 분리할 수 없는 동체이니
죽음과 삶은 하늘을 나는 새의 양날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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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