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스티브 잡스와 소크라테스

박희욱 2012. 1. 31. 19:38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만일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같이할 수 있다면 애플을 줘도 여한이 없을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민주주의는 衆愚정치"라고 말한 사람이다.

과거에, 민주주의 신봉자였던 나로서는 민주정치를 중우정치라고 한 소크라테스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한 사람에 의한 것보다는, 다수에 의해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면 보다 현명한 결과가 나오리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재에 있어서는 다수의 의견은 중구난방이 되어서 이상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많이 보아 왔다.

우리의 속담에도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는 말이 있드시, 다수에 의한 의사결정이 더 현명한 것만은 아니다.

 

한 사람을 속이는 것 보다는 대중을 속이는 것이 더 쉬운 일이다.

사실, 독일의 히틀러는 국민 한 사람을 속이기는 어려웠지만 국민전체를 속일 수는 있었고1,

어버이 수령 김일성이나 그 아들 지도자 동지도 인민전체를 속이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중의 시근(식견)은 어린아이의 시근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감이 퇴색해버린 이제는 소크라테스가 했던 말에 공감할 수 있다.

 

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니꼬라지를 알아라는 즉, 자기분수를 알아라는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개체적인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자신을 알아라고 한 것은 자신의 진정한 존재성을 발견하라는 말이다.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자신의 영혼을 찾아라는 말이고,

불교식으로 말하면 자신의 본래면목을 찾으라는 말이며,

힌두교식으로 말하면 자신의 참나 즉, 아트만을 찾으라는 말이다.

 

스티브 잡스가 그토록 소크라테를 만나고 싶었던 것은,

그로부터 자신의 존재성(영혼, 본래면목, 참나)을 찾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소크라테스도, 예수도, 부처도, 아무도 타인의 진정한 존재성을 찾아 줄 수는 없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세계로 침잠하여 스스로 찾아야만 하는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

  1. 그는 대중의 어리석음을 알았고, 그들의 감정과 증오심을 이용하면 쉽게 손아귀에 쥘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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