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나는 누구인가?

박희욱 2014. 10. 14. 04:55

'나는 지금 밥을 먹고 있다'

 

지금 밥을 먹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나'가 밥을 먹고 있는가, 아니면 '몸'이 밥을 먹고 있는가

'몸'이 나인가, '나'가 몸인가

 

'나'란 무엇인가, 마음인가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닌 하나 즉, 몸마음이다1

그러면 '나'는 몸마음인가

 

마음의 기원은 인간의 몸이 스스로를 유지보전하려는 몸(뇌)의 작용에서 발생한 것이다

태어나는 순간의 아기는 자신의 몸을 어미가 돌보아주므로 마음이 필요없다

마음은 완전한 몸체를 가진 동물들은 불필요하며, 육체가 불완전한 인간만이2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실재하지 않는 인칭대명사이다

그 인칭대명사 '나'는 너와 분별하기 위한 유용한 언어에 불과하다

 

태어날 때는 없었던 '나'라는 생각이 드디어 주인 행세를 한다

나의 몸, 나의 생각, 나의 정체성, 나의 인격, 나의 아내, 나의 자식, 나의 친구, 나의 집, 나의 지위, 나의 권력, 등

그리하여 사람들은 '나'의 족쇄를 차고 끌려다니면서 '나'에 봉사한다

 

'나'란 본래 존재하지 않는다, 실재하지 않는 환상이다

실재하지 않는 환상 '나'가 만들어 낸 세상이 곧 마야(환영)이다

그 없는 것 즉, 無가 (참나)이며, 참나(진아)는 無이다

 

神과 귀신이 실재하지 않듯이, '나'도 실재하지 않는다3

실재하지 않는 神을 섬기는 것이 우상숭배이듯이 실재하지 않는 '나'를 섬기는 것도 우상숭배이다

'나'를 버리고 참나를 찾아라

 

色卽是空, 空卽是色

 

 

 

 

 

 

 

 

 

 

  1. 시간과 공간이 둘이 아닌 하나(spacetime)이듯이 몸과 마음도 하나(mindbody)이다. [본문으로]
  2. 인간은 뿔도 없고, 힘도, 이빨도, 발톱도 약하고, 빨리 달릴 수도 없다. [본문으로]
  3. 그래서 깨달은 사람은 자신이 신이라는 것을 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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