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America

리마(Lima)

박희욱 2015. 5. 6. 15:08

4월 1일(수)

어제 와카치나에서 리마행 버스표를 예약하러 여행사에 갔는데 무엇이 그렇게 꾸물대는지!

꾹 참고 기다려서 버스티켓 바우처를 받아보니 내가 요청한 시간이 아니어서 변경을 요구했더니 또 꾸물거리는 것이었다.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박차고 나와버렸다.

민박집 Pobe네가 말할 것처럼 페루 사람 5명 분량의 일을 한국인이면 1 사람이 해낼 수 있다는 말이 뻥이 아닌 모양이다.

오늘 아침 이카버스터미널에 와보니 여행사에서 없다고 했던 이른 아침의 버스 좌석이 널널하게 남아있었다.

오전 7시 30분 버스로 이카를 출발해서 리마로 돌아왔다.

 

민박집에 도착해보니 여행가 이길씨가 있었다.

그는 한국을 떠나서 여행을 시작한지 근 2년이 되었는데,

그 전에도 3년에 걸쳐서 세계여행을 한 전적이 있다고 한다.

오후에는 그와 함께 시내구경에 나섰는데 별 관심없이 건성으로 돌아보았다.

 

도시관광은 더 이상 관심이 없어졌다.

과거를 전시하는 박물관도 그렇고, 종교건축도 신물이 날 정도고,

미술관 정도는 아직 관심이 남아 있지만.

그렇다고 돈이 많아서 맛있는 것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멋진 콘서트홀을 찾아다닐 형편도 아니고.

 

유럽에 첫 배낭여행을 갔을 때는 사람 사는 모습이 궁금했으나 이제는 사람사는 모습에도 별로 관심이 없다.

사실 사람사는 것이 세계 어디로 가나 별로 다를 것이 없는 것 아닌가.

밥먹고, 일하고, 잠자고, 사교하는 등. 그런것은 동물들도 다 하는 것이다.

내 눈에는 동물이나 사람이나 비슷한 동물로 보이려 한다.

사람들이야 동물을 비하하고 스스로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면서 잘난척 하려들지만.

 

 

 이카에서 리마 가는 길

 

남미에는 이와같이 검색을 하는 경우가 많다.

워낙 땅이 넓어서 범죄를 저지르고 달아날 곳이 많기 때문일까.

 

 

 

 

 

 

 

 

 

 

 

 

 

 

 

 

 

 

 

 

 

 

 

리마 다운타운

 

 

 

 

 

 

 

 

 

 

 

 

 

 

 

 

 

 

 

 

 

 

 

 

 

 

 

 

 

 

 

 

 

 

 

 

 

 

 

 

 

 

 

 

 

 

 

 

 

 

 

피사로의 방

 

 

 

 

프란시스코 피사로의 유해 사진

 

피사로는 불화가 생긴 동업자 알마그로를 처형했는데, 그의 아들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였다.

알마그로 아들과 그 친구들이 달겨들자 몹시 힘이 좋았던 피사로가 3명을 처치하였다.

그 아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자신의 친구 하나를 피사로에게 밀어부쳐서 피사로의 칼이 친구의 몸에 꽂히도록 하고,

그 순간을 노려서 피사로의 목에 칼을 꽂았다.

 

피사로는 죽으면서 목의 피를 손가락 끝에 묻혀서 바닥에 십자가를 그려 놓고,

그 십자가에 입을 맞추면서 숨을 거뒀다고 한다.

천국에 갔을까?

 

피사로는 돼지치기 고아로 성장하여 자신의 이름도 쓸 줄 모르는 문맹자였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도장에 쇄겨서 사용했다고 한다.

황금에 눈이 먼 그런 일개 문맹자에 의하여 희귀한 인류문명의 하나 잉카문명이 사라져버린 것이 무척 안타깝다.

 

피사로는 쿠스코에서 여기 리마로 옮겨와서 2년간 살았다.

잉카제국이 망하고 나서도 40여년간 잉카인들의 저항이 계속되었다.

아마도 그 때문에 이렇게도 황량한 사막에 도시를 건설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4월 2일(목)

잠시 밖에 나가서 해변구경을 했을 뿐 민박집에 있는 책을 보면서 지냈다.

여행의 끝자락이 가까워지면서 여행의욕이 떨어지고, 더욱 몸조심이 되면서 되도록이면 그냥 편안해지려 한다.

구두쇠 같던 마음도 풀어져서 아둥바둥 돈을 절약하려들지도 않는다.

제일 소중했던 여권과 신용카드보다는 사진메모리가 더욱 소중해진다.

 

우리가 영원한 귀향의 날, 귀천의 날이 다가올 때도 이와 마찬가지로 신분도, 돈도 필요없어지고

종래에는 메모리조차 사라져버리게 되겠지.

우리는 그때가 되어서야 이 세상에서의 삶이 하나의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될까.

 

 

아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절명시이다.

 

이슬처럼 떨어졌다 이슬처럼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런가!

오사카의 영광도 꿈속의 꿈이로세!

 

 

 

 

민박집 앞 해변

 

 

 

 

 

 

 

 

 

 

 

남아메리카에서 본 태평양이다.

 

 

 

 

 

 

 

 

 

 

 

 

 

 

 

 

 

 

 

 

 

 

 

 

지구촌 떠돌이 이길 씨

예전에 3년에 걸쳐서 세계여행을 하고

이번에도 한국을 떠난지 2년이 되어간다고 했다.

겨우 3개월도 힘들어 하는 나를 대단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민박집 포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