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온 글

별들의 침묵(Sound of Silence)

박희욱 2015. 9. 16. 20:21

 

침묵의 소리

 

한 백인 인류학자가

어느 날 밤 칼라하리 사막에서

부시맨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은 별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부시맨들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어 했다.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가 농담을 하고 있거나

자신들을 속이고 있다고 여기면서.

 

농사를 지은 적도 없고

사냥할 도구도 변변치 않으며

평생 거의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살아온

두 명의 키 작은 부시맨이

그 인류학자를

모닥불에서 멀리 떨어진 언덕위로 데려가

밤하늘 아래 서서 함께 귀를 기울였다.

 

그런 다음 한사람이 속삭이며 물었다.

이제는 별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느냐고.

그는 의심스런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지만

아무리 해도 들리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부시맨들은 그를 마치 병자인 것처럼

천천히 모닥불가로 데려간 뒤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말했다.

참으로 안된 일이라고, 참으로 유감이라고.

 

 

-데이비드 웨이고너-

 

 

도심지에서는 더 이상 별들이 뜨지 않는다

 

문명의 발전은 별들과 멀어져 온 과정이다

 

별들은 형태가 없어도 반짝인다

 

별들은 말은 없어도 속삭인다

 

침묵의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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