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홀로

박희욱 2019. 7. 8. 11:56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좋으나 싫으나 한 마을이 생활공동체였다.

그렇지 않다해도 대가족이 하나의 공동체였다.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딸, 삼촌, 고모 등.

그러나 세월이 흘러 핵가족이 되었다.

이제는 그것조차도 모래알처럼 쪼개져서 누구나 홀로가 되었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손자, 손녀도 곁에 없는...

누구나 외로운 모래알이 되었고, 그런 곁에 있었던 사람들의 대용품으로 반려동물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모두 홀로이다.

사람들은 죽음이 두려워서 종교를 만들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홀로됨이 두려워서 신을 섬기고, 종교를 만들었다는 말이 더 옳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이 필요한 것은 인간이 신에게 의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신을 극복하는 것이 신이 필요한 이유이다.

예수가 홀로 40일간을 사막에서 방랑한 것도 홀로가 되기 위한 것이었다.

진정으로 홀로가 되는 것이 곧 전체가 되는 것이고,

그 전체가 바로 신이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한 것도

자신이 바로 홀로의 신이라는 것을 알아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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