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사계의 대한민국

박희욱 2024. 4. 16. 06:44

나의 어린시절은 대한민국의 어린시절이었지

춥고, 배고픈 기나긴 보릿고개의 봄

그 광야에 말을 타고 나타난 초인이 있어

사람들을 독려해서 주린배를 어너지로 삼아서 뛰도록 했었지.

 

여름

독일의 광산과 병원들에서 고군부투하며,

열사의 사막에서 땀으로 목욕을 했었지. 그렇게 마련한 밑천으로

뜨거운 여름의 해빛 아래 경제벌레가 되어 죽도록 일해서

그 어린 대한민국은 세계역사에서 전무후무한 경제기적을 이룩하고

성인으로 성장해서 전세계인들을 놀라게 하고도 남았지.

 

가을

그러나 그 뜨거웠던 여름도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자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그 경제기적의 주인공들은 적폐로 낙인찍히고

그 공적의 훈장은 엉뚱한자들이 빼앗아 차지 하고 말았다.

바야흐르 세월은 흘러서 그 엉뚱한자들은 이 강토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겨울

가을이 깊어지면 단풍도 떨어져서 가지 끝에 서리가 내리고

겨울이 오면 삭풍이 북녘땅처럼 불어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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