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축구 자본론

박희욱 2024. 5. 10. 10:27

칼 마르크스가 심심해서 무덤에서 나와서 토트넘 축구장에 구경을 갔다.

관중석에 앉아서 가만히 보니까, 축구공을 쉽게 잡고 노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공만 쫓았지 공을 잘 잡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축구에도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지배계급 중에서도

문전에서 축구공을 자주 패스 받아서 멋지게 슈팅을 날리는 선수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기득권선수가 있고 비기득권선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불공평함에 마르크스는 열을 받았다.

그 기득권선수 중에서도 유달리 골인을 많이 시키는 선수가 있었다.

피부가 노란 백넘버 7번 선수였다.

그 축구경기는 10대 1로 토트넘의 승리로 끝나고, 마르크스는 그 선수의

연봉이 얼마인지 옆 좌석의 관객에게 물었더니 177억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마르크스는 경악했다. "이거는 착취다!"라는 고함이 입에서 절로 튀어나왔다.

분명히 7번 선수보다 더 열심히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뛰는 선수가 많았는데

그 선수보다 10배나 많은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세상에 이런 불평등이 어디 있나!

분개한 마르크스는 자신의 무덤으로 뜀박질하여 돌아갔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무덤에서 '축구 자본론'을 내리갈긴다고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한다.

자본론을 쓸 때는 15년 걸렸지만 이번에는 1년이면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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