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죽은자로부터의 편지

박희욱 2009. 4. 18. 12:21

친애하는 멋쟁이 라이더님들에게!


일전에 절벽위에서 홀로 잔차 타다가 떨어져서, 밑에서 기다리고 있던 혹멧돼지의 어금니에 궁뎅이를 찔려 죽은 돌솥입니다.
지난번 저의 장례식에 공사다망함에도 불구하고 많이 많이 참석하여 주심에 감사드리면서
이곳에 온 소감을 몇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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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끌어 모으면 자유가 주어지리라 여겼더니

나는 그 지식에 얽메이고 말았더라!


멋진 자동차를 갖게 되면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주리라 여겼더니

나를 일터에만 부지런히 실어 날랐더라!


아파트 평수를 늘리면 좀 더 행복해지리라 여겼더니

나는 돈버느라 진땀만 흘렸더라!


두둑한 예금통장을 들고 은퇴하면 풍요로워리리라 여겼더니

나는 하루의 소일거리를 찾아야 하는 늙은이가 되어 있더라!


홀로임이 두려워서 이 모임 저 모임 기웃거렸더니

나에게는 공허한 메아리만 되돌아 오더라!


이런 일 저런 일 인생을 바삐 살고 보니

나를 기다리는 것은 저승사자 뿐이더라! 




우 444-444 저승국 연옥시 지옥동 잔차타다죽은자 아파트 MTB동 4444호 깨진돌솥으로부터


 
크크크~^^* 강력본드로 깨진돌솥 고쳣읍니다 08.09.27 06:52

어? 돌솥님! 지옥동에서 고초가 심하시죠? 죽은놈 을방 또 직이지요? 내가 그렇게도 우트럽다고 위험한 라이딩은 삼가라고 했잖소! 3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말을 통 안들어요! 우짜든동 개과천선하고 염라대왕님께 잘 보여서 일단 연옥시로 발령을 받으소. 그러면 내가 손을 써봄세. 08.09.27 16:32

ㅋㅋㅋㅋㅋ 08.09.29 11:50

참 ~~거시기합니다.ㅋㅋㅋ 08.09.29 17:14

ㅋㅋㅋ 말씀 재미있네요.. 08.09.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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