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나의 어린 친구들에게

박희욱 2009. 4. 18. 19:40

사랑하는 나의 어린 친구들아!
부디 부모님들의 말씀에 귀기울이지 말아라

그들은 너희들이
뛰고 싶으면 뛰지 말라 하고
놀고 싶으면 놀지 말라 하고
춤추고 싶으면 춤추지 말라 하고
노래하고 싶으면 노래하지 말라 하고
울고 싶으면 울지 말라 하고
웃고 싶으면 웃지 말라 한단다

공을 차고 싶으면 피아노를 치라하고
피아노를 치고 싶으면 그림을 그리라 하고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공부를 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조기교육으로 너희들을 조기에 망치고 있단다

부모님들은 너희들이 청개구리라 하지만
사실은 부모님들이 청개구리란다
미안하다. 나는 지금껏 어른이나 어린애나 모두 청개구리라고 말해 왔지만
앞으로는 어른들만 청개구리라고 할께

부디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말거라
사실, 그들은 너희들을 사랑하지 않는단다
단지, 너희들이 제롱을 떨어줄 때나
자기들의 말에 복종할 때만 사랑하는 척한단다
그런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란다

너희들은 아무 잘못도 범할 수 없단다
왜냐하면, 너희들의 마음은 천국의 문으로 들어가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부모님들이 아무리 꾸중을 하고 윽발질러도 자책하거나 죄책감을 가지지 말거라
그것은 부모님들이 너희들을 복종시키고 조종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술책이란다
그들의 말에 반항하지 않으면 영원히 자유로운 인간으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며
어른으로 성장한 후에도 교회나 사원에서 죄없는 죄의식으로 무릎을 꿇어야 한단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너희들의 진정한 행복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있느냐?
원한다고 해도 그것은 맨 나중의 일이란다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너희들이 소위 말하는 출세하고 금의환향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옆에 서서 가위손을 흔드는 것이란다
아니면, 노후에 너희들의 능력에 기대고자 하는 것이 그들의 숨은 의중이지

그러나 부모님들을 미워하지는 말아라
그들도 그들의 부모로부터 배웠기 때문이란다
자기 자신을 불신하도록 배웠고
자기 자신을 미워하도록 배웠단다

부모님들은 너희들을 자신들의 하나의 분신으로 여긴단다
그러니, 스스로를 불신하고 스스로를 미워하는 그들이
자신들의 분신인 너희들을 어찌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겠니!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단다
너희들은 부디 부모님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말고 너희 자신을 사랑하도록 하거라
너희들은 너희 자신을 사랑할만한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단다
바로 너희들의 존재자체가 그 증거이지

부모님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그들의 얼굴로부터는 아무것도 배우지 말아라
그들은 가면을 쓰고 있단다. 그 가면이 워낙 얼굴에 찰싹 달라붙어서 자기의 얼굴로 착각한단다
그들은 자신의 본래면목을 잊은지 너무 오래되어서 그러한 것이 있는 줄도 모른다
차라리 갓태어난 어린 동생들의 얼굴에서 무엇인가를 배우도록 하거라
아기들이 꿈결에 짓는 평화로롭고도 해맑은 미소로부터 말이다

그래서, 영국의 시인 워즈워드는 이렇게 말했단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The child is father of th man!

부디, 내 말을 의심하지 말아라
예수님도 말했단다. 부모에게 복종하지 말아라고
부처님도 말했단다. 부모를 죽이지 않고는 진리에 이를 수 없다고
물론, 여기서 부모란 너희들의 머리속에 있는 부모님들의 말씀을 말하는 것이겠지

사랑하는 어린 내 친구들아!
너희들은 나의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크다란 기쁨이며
너희들이 바로 사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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