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변해버린 삶

박희욱 2009. 4. 18. 19:51

오늘 KBS 제1FM 라디오를 들어보니,
요즘은 20대 초반부터, 심지어는 고등학생들로부터도
노후준비를 위한 자금운용에 관한 문의가 들어온다는 어느 금융인의 애기를 전해준다.

참으로 놀랍다.
이쯤되면 삶의 모든 촛점이 미래의 노후에 맞춰져 있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지금 현재의 삶은 없다는 것이다.

근래에 부쩍, 대중매체의 광고 중에는 상당부분이 보험에 관한 것이 많다.
사람들은 안전한 미래의 보장에 무척 관심이 많은가 보다.
그만큼 삶이 불안하다는 증거이고, 삶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문명의 특질은 미래를 예측케 하여준다는 것이라고 한 어느 석학의 말은 순전히 거짓이라는 것이 여실이 증명된다.

미국의 관광지를 돌아보면
관광객의 대부분은 은퇴한 노인들이여서 젊은이들은 좀 머쓱하게 느껴진다.
평생을 일하여도 은행에서 빌린 돈 갚고나면, 몇 푼의 은퇴자금밖에 남지 않는다고 했든가.
그래도 거기서 만났던 노인들은 은퇴자금을 충분히 준비한 사람들이라 한다.

미래로 갈수록,
길거리와 공원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죽이고,
양로원과 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들이 가득찰 것이다.

언덕 위에서, 또는 길거리에서
뉘엇뉘엇 해가 질 때까지,
밥먹어러 오라는 엄마의 채근하는 소리를 들을 때까지,
땀흘리며 뛰어노는 아이들이 사라진지도 오래다.

이제는 노인도 없다.
다만, 죽음을 기다리는 쓸모없는 늙은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제는 어린아이도 없다.
다만, 미래를 준비하는 어린 사람이 있을 뿐이다.
(늙은이가 되기 위한 준비일 뿐이지만)

삶도 사라졌다.
그것은 이제 의무이고,
짐이며,
수행해야 할 하나의 일로 전락했다.


나의 윤회는 없기를 바란다. 만약, 피할 수 없다면, 춤추고, 노래하고, 뛰어 놀다가 10살이 되기 전에 도로 대려갔으면 한다. 09.02.07 12:10

정말 예리하게 지적하셨네요 세상이 그렇게 변합니다 요즘은 뭐가 삶의기준인지 헷갈려요~ 저도못난이입니다 09.02.0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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