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온 글

말이란 삼갈수록 좋다

박희욱 2009. 4. 19. 07:15

이 글은 류시화가 옮긴 인디언들의 이야기인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에서
발췌한 티튼 수우족 추장 '서있는곰'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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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이나 아첨, 과장된 매너, 또 세련되고 목청 높은 말 따위를 나의 라코타 족은 더없이 무례한 것으로 어겼다.
지나친 예절은 진실하지 못한 것으로 여겼으며,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야만적이고 사려 깊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두 사람이 만나자 마자 곧바로 대화가 시작되는 법이 없었다.
바쁘게 시작되는 대화는 금물이었다.
먼저 침묵의 대화가 앞섰다.
아무리 중요한 경우라도 성급히 질문을 하지 않았으며, 대답을 강요하는 법이 없었다.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대화를 시작하거나 진행하는 인디언 부족의 예의였다.

백인 부족이 너무도 가볍게, 또 쓸데없이 자주 사용하는 '미안하다' '고맙다' '실례한다' 등의 말은 라코타 족의 언어에는 없었다. 모르고서 다른 사람을 치거나 가로막았으면 '와눈헤쿤'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모르고 한 일'이라는 뜻이었다.

라코타 족의 예의범절 아래서 자란 젊은이는 절대로 오늘날의 사람들처럼 끝없이 떠들어 대거나 상대방과 동시에 떠들어대지 않았다.
그렇게 하는 것은 무례한 일일 뿐 아니라 바보스런 일이었다.
나의 라코타 족은 마음의 조화를 가장 큰 덕목으로 여겼으며, 침묵은 마음의 조화의 표현이었다.
라코타 부족에게 있어서 침묵은 언제나 우아한 것으로 여겨졌으며, 불편하거나 당황스런 것이 전혀 아니었다.

침묵은 라코타 족에게 의미 깊은 것이었다.
라코타 족은 대화를 시작함에 있어서 잠시 침묵의 사간을 갖는 것을 진정한 예의로 알았다.
유명하거나 위대한 사람 앞에서도 침묵이 곧 존경의 표시였다.
라코타 부족에게는 말보다 더 힘있는 것이 침묵이었다.

라코타 족은 침묵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했다.
"침묵은 진리의 어머니이다"
왜냐하면 침묵하는 사람은 신임받을 수 있지만, 언제나 입을 열어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진지한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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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한, 아메리카 인디언이야말로 진정한 삶을 살았던 인류 최후의 부족인 것 같다.
불행히도 그런 부족의 명맥은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viveka

항상 지도하려는 그 귀없는 고성능 스피커가 북쪽의 지도자 동지보다 더 무섭다. 이제는 도리없이 36계로 달아나는 수밖에! 후다닥! 09.03.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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