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온 글

진정한 가르침

박희욱 2009. 4. 19. 07:17

아래 글은 톰 브라운이 지은 '트래커'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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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밟는 늑대 할아버지가 나에게 그렇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었으면서도 말로 전한 내용은 극히 적었다는 걸 생가하면 놀랍기만 하다.
할아버지는 직접적인 해답을 준 적이 없었다.
우리에게 가르쳐 줄 것이 있을 때면,
그는 우리가 절실히 알고자 하는 순간이나 상황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넌지시 알려주곤 했다.

과거에 나는 할아버지에게 이따금 왜 그렇게 고요하게 계시느냐고 물어보았는데,
그때마다 그는 "더 잘 알기 위해서지"라고 대답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하지만 릭과 나는 할아버지가 우리를 멍청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는 할아버지가 물음에 상응하는 직접적인 대답을 해주는 법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보통 우리는 알겠다고 대답하고 나서 할아버지 곁을 떠나 우리끼리 그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그러고 나서 다시 할아버지 곁으로 돌아가 우리가 어떻게 했으며,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나왔는가를 말씀드렸다.
그러면 할아버지는 우리가 한 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우리가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했고 또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얘기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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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부족은 순수한 자연으로부터 지혜를 배웠으며,
그러한 것들이 글이 아닌 침묵의 언어로써 면면히 후대로 전수되어져 갔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글로써 나타낼 수 없는 내밀하고도 깊디 깊은 지혜와 진리를 체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날 우리는 방대한 지식을 다수의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는 것을 교육이랍시고 행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는 아무런 진리와 지혜도 전달될 수 없다.
그들이 간직하고 있는 지식은 아무 쓸모도 없는 죽은 지식이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엄청난 지식과 정보를 머리속에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viveka

뒤를 밟는 늑대 할아버지는 우리의 맥가이버님을 연상케 한다. 09.03.2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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