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erranean 5

지중해5개국11-이집트/룩소르/나일강변(Nile Riverside)

박희욱 2009. 5. 12. 06:20

룩소르 신전과 카르낙 신전을 보고나니 날씨도 덥고, 다리도 아프고,

더 이상 관광을 하고싶지 않아서 나일강변의 농촌을 구경하려고 시내를 벗어나 시골길로 15km 정도 달렸다.

거기서 만난 세 놈이 나를 나일강변으로 안내하겠단다. 

알리(20세), 무스타파(18세), 하바다(16세)이다. 이집트에서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아무데서나 '모하메드!', '알리!', '압둘라!'하고 불러보면 한 두 명은 뒤를 돌아볼 것이다.

 

그들이 안내한 곳은 4km 정도 더 들어간 알리의 삼촌집이었다.

집안에는 알리의 삼촌 2명이 누워있었는데, 흙벽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바닥도 흙바닥에 카페트가 깔려 있었다. 너무도 열악한 집안 형편에 놀랐다.

숙모되는 부인이 먼저 악수를 청해서 약간 놀랐고, 내놓는 차이맛은 좋았다.

삼촌집에서 잠시휴식한 다음에 강변으로 가서 보트를 타고,

나중에는 알리가 자기네 집으로 초대하였다.

 

 

 

 언제나 나를 안쓰럽게 하는 이집트의 당나귀들! 힘들게 일해주고,

태워줘도 대접은 커녕 바보취급 당하고! 

 

 

 

 

 

 

나일강변의 농경지

풍부한 물공급, 기름진 나일강의 퇴적물, 강렬한 일사량,

이들 3박자가 맞아떨어져서 농경시대에는 세계최고의 부유한 지역이었는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고대의 지중해 연안지역은 삼림과 초원지대였다하니 고대이집트는 풍요의 나라였을 것이다.

지금은 국토의 90%가 사막이란다.

어쩌면 그 풍요가 이집트인을 나태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반대로, 유태인만큼 고난을 받은 민족이 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그런 고난이 그들을 담금질하여 지금의 유태인을 만들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교장과 교사들. 이집트의 학교 정문은 이렇게 작다.

미국 대통령 부시는 동키라고 하면서 부시를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부시보다는 사담 후세인을 더 싫어한다고 했드니 고개를 끄덕였다.

 

 

 

    나일강변의 알리 삼촌

 

 

 

 오른쪽이 알리

 

 

 

왼쪽이 하바다. 넉살이 좋았다.

느닷없이 내앞에 왼발을 불쑥 내밀면서 나의 발가락이 몇개냐고 물었다.

영문을 모른채 가만히 살펴보니까 발가락이 6개가 아닌가!

그래서 나는 7개다! 했더니 넙죽 절을 했다.

 

 

 

 

 

 

 

 

 종래까지는 나일강변의 삶은 고대 이집트나 지금의 이집트나 별반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아스완댐이 건설됨으로써 변하게 될 것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물공급이 잘 될 것이고, TV도, 차도,

 컴퓨터도, 휴대 전화도 필요할 것이고, 그래서 농사도 많이 짓게 될 것이며 모든 것이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홍수에 의한 퇴적물이 없어서 땅은 점점 척박해져 갈 것이다.

 그때 그들이 지금처럼 땅바닥에 거적 깔고 자는 지금보다 더 평화롭고 여유로울까?

 어쩌면 그들의 삶은 변하게 될 땅처럼 척박해질지 모른다.

 

 

 

 

 

 

 

 

 

 

 

 

 

 

 앞쪽이 무스타파

 

 

 

                 

강 중앙에 있는 이 풀섭으로 힘들게 나를 데려오더니 갑자기 돈을 요구하는게 아닌가!

그들의 본색을 드러냈고 나는 배신감을 느꼈다.

                  결국, 23파운드를 뜯겼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렇게 기분나빠할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돈을 주니까 "Are you happy?"라고 했는데, 인도여행시에 많이 들어본 소리다.

돈을 뜯고나면 언제나 하는 소리다.

 

 

 

 

 

 

 

 

 

 

 

 

 

 

불쌍한 동키

 

 

 

 알리의 집. 오른쪽은 그의 형. 6남매라고 했다.

농촌에서는 좀 부자집인 것 같았다.

 

 

 

 

 

 

 

 

 룩소르 서안의 왕가의 계곡으로 가는 길의 아가멤논상

 

 

 

 석회석을 톱으로 슬금슬금

 

 

 

 

 

 

 

 

 

 

 

룩소르 서안의 핫쳅수트 장제전. 완파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을 복원한 것인데 구경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뒤에 보이는 산을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왕가의 계곡이 있고,  왼쪽으로 가면 왕비의 계곡이 있는데,

왕가의 계곡만 구경하였다. 그러나 배터리가 떨어져서 이것이 그날의 마지막 사진이었다.

 

이날은 날씨가 무척 더웠고 또 무척 피곤하기도 해서 일찍 숙소로 돌아왔다.

햇빛을 전혀 마다하지 않는 서양인들의 얼굴은 벌겋게 익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