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erranean 5

지중해5개국13-이집트/다합(Dahab)

박희욱 2009. 5. 12. 06:29

 4월 26일

후루가다에서 쾌속선을 타고 홍해 바다를 건너, 시나이 반도 최남단에 있는 샤름 엘 쉐이크에 도착하였다.

도선료가 250파운드인데 자전거는 추가로 150파운드를 내란다. 기분이 나쁘지만 도리가 없다.

승선시 검색이 비행기 탑승만큼이나 까다롭다. 자전거와 패니어를 가진 나는 통과하여 승선하는 과정이 무척 피곤하였다.

두 도시간 해상거리가 100km  정도였는데 2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운좋게 다합으로 출발하는 마이크로 버스를 곧바로 잡아 탈 수 있었다.

 

다합은 시나이 반도 최남단 뾰쪽한 지점에 있는 샤름 엘 쉐이크에서 아카바만으로 90km쯤 들어가있는 곳이다. 이집트 최고 휴양지의 하나로써 다이빙, 스노클링, 세일링 등을 하면서 휴가를 보내는 곳인데 귀까지 다치고 홀로인 나로서는 할 일이 없는 곳이다. 후루가다에 비해서 습도가 조금 높다.

이곳은 물가가 저렴해서 내국인들이 비교적 많고, 후루가다와 샤름 엘 쉐이크는 주로 외국인들이다.

특히 샤름 엘 쉐이크는 세계최고의 다이빙 스폿이지만, 그런만큼 물가는 유럽과 비슷한 수준이라 한다.

 

다합의 물맛은 스페인 바르셀로에서 마셔본 물맛을 연상시켰다. 방갈로 부엌에서 라면을 끓였더니 못먹을 정도로 짜다. 물이 끈끈한 정도가 아니라 빨래를 하니까 도리어 때가 더 묻는 듯한 느낌이다. 사막의 지하수를 퍼오리는데 강수량이 워낙 작아서 거꾸로 해수가 침입해서인가 보다.

 

  

 

 이런 산악지대인데도 도로는 기복이 없었다.

노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중간에 인가라고는 없기 때문에

도저히 자전거 주행을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더구나 이런 황사속에서는.

 

 

 

 

 

 

 

 

 

 

 

여기서 편안하고 한가로운 마음으로 홍차를 한 잔 마셨다.

전세계로부터 오는 관광객이 밀집하는 유명관광지보다는 이렇게 현지인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장소가 좋다.

나도 이제는 관광지를 찾아 바삐 움직이는 여행과는 작별을 고해야겠다. 이런 한가로움과 여유로움이 관광자체보다도 더 가치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항상 여백을 무시하기 쉽다.

 

 

 

 

 독일, 러시아, 일본에서 오는 다이버가 많고 한국인들은 아스완이나 룩소르에만 간단다.

 

 

 

 

 이들은 러시아 사람들이다.

 

 

 

 이상하게도 낙타몰이는 모두 아이들이었다.

 

 

 

 낙타는 이제 관광용으로 전락했고,

이집트인들도 그런 신세일지도 모른다.

 

 

 

 

 

 

 

 

 

 

 

 

 

 약간의 황사기운이 있다.

 

 

 

 

 

 

 

 

이곳의 염소들은 참 불쌍하다.

먹을 풀이 없다. 왜냐하면 이곳의 식물은 거의 모두 관수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놈들이 먹는 것이라고는 식당에나오는 음식쓰레기와 쓰레기통을 뒤져서 먹고 산다고 한다.

종이도 정말 잘 씹어먹고, 심지어 부더러운 나무조각도 먹는다.

이 염소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놀랍고, 나아가서 신의 섭리가 경이롭다.

 

 

 

 

 

 

 

 

 

 내가 묵었던 방갈로

 

 

저녁을 해결하고 바닷가로 나갔다

상현달이 무척 밝아서 작은 별들은 모습을 감췄다

저녁 하늘에는 한줄기 새털구름이 유유히 흐르고, 아카바만의 밤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바닷물은 은빛으로 반짝이며 해변의 잔자갈들을 쓰다듬는다

선선한 미풍이 나의 살결을 간지르는 몹시도 평온한 해변이다

 

나는 친구들에게 어떠한 인간으로 비칠까?

나는 그들에게 무엇을 주었으며, 또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아무것도 없다

이제는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 때가 왔다.

 

그리고 나는 또한 무엇을 받았으며, 무엇을 받을 수 있을까?

그것 또한 아무것도 없다

있다면 외로움이 있을 뿐

 

그러면 나는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도리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수밖에 없다

어미오리는 새끼오리들이 무리지어 딴전을 피울지라도

결코 새끼들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어미오리의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