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erranean 5

지중해5개국18-요르단/와디럼4(Jordan Wadi Rum)

박희욱 2009. 5. 13. 13:04

투어를 오후 늦게 끝내고 캠프로 돌아오니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왔다는 3명의 젊은이들이 새로 와있었다.

그르노블은 `67년도에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곳이고 그 영화를 중3 때 보았기 때문에 기억한다.

역시 피터가 주동이 되어 그들과 함께 맞은편 암벽밑에 있는 샘물까지 하이킹을 갔다. 이런 곳에서도 작은 옹달샘이 숨어 있었다.

 

저녁 식사후에 캠프 바깥에 나가보니 동쪽 산그림자가 점점 짧아오더니 완전한 만월이 산정상 위로 두둥실 떠오른다. 조금은 아쉽다.

나는 사막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기대하였는데 그렇지 못하다.

그나마 워낙 하늘이 맑아서 달빛의 산란이 적기 때문에 그래도 제법 별이 떠 있다.

만월의 바로 옆에도 얼굴을 내밀고 있는 별들이있다. 하늘이 맑지 않다면 이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서쪽 하늘의 금성은 너무 밝아서 마치 멀리 있는 등불처럼 보인다.

북두칠성과 북극성은 보이는데 카시오페아는 보이지 않고, 오리온좌가 유달리 눈에 들어온다.

이곳의 위도가 낮아서 오리온좌는 아래부분부터 슬슬 희미해지더니 일찍 수평선 아래로 사라진다.

그런 과정에서 별들이 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회전한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때문이다.

나는 지동설에서 천동설로 전향했다. 지동설은 하나의 설이지만, 천동설은 설이 아니라 하나의 사실이다.

의심이 나면 하늘을 쳐다보라. 옛날 아무도 갈릴에오의 말을 믿지 않았듯이 이제는 나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하늘에서 불꽃놀이처럼 쏟아지는 별들을 보지 못해서 아쉽다.

물론, 그 대신에 교교한 달빛을 받으며 고요한 사막을 걸으면서 그 정적을 즐길 수 있었다.

사실 이러한 경험도 얼마만인가!

지난해 몬타나주의 어느 캠핑장에서 한 밤중에 텐트 밖으로 쳐다본 영롱한 별빛의 향연은 잊을 수 없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하늘에서 우박처럼 별들이 쏟아졌다고 해야 할까?

 

한국땅에서 그러한 별빛을 본 것은 아득한 어린시절이다.

왜 우리는 이러한 것들로부터 점점 멀어져 가야 하는가!

아무리 대단한 불꽃놀이라 할지라도 금새 식상해지고, 불꽃놀이가 끝나는 순간 공허감이 들어온다. 그

러나 별들의 향연은 그렇지 않다.

 

다음날 아침에 피터가 잘 잤느냐고 인사를 한다.

나는 여행중에 언제나 잠을 잘 잔다. 아마 그도 그럴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행애호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프랑스 젊은이들과 옹달샘이 있는 곳

 

 

 일몰의 와디럼

 

 

 다른 팀의 캠프

 

 

 저녁 햇살을 받은 와디럼

 

 

 멋진 일몰을 기대하고 선셋포인트로 달려갔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니 구름이 없는데 무슨 멋진 석양을 기대하겠는가.

 

 

 

 

 

 

 

 

 

 

 

 어스름의 와디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