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미련없이 더 이상의 인도여행을 포기하고,
아내에게 전화하여 예정되었던 12월 9일 귀국편을 최대한 빨리 귀국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하였다.
오전6시에 보드가야를 나서서 카트만두로 향하였다.
가야역
정말이지 이런 환경에서 여행하기는 참기 어려운 고역이다.
13년전에 그렇게도 뜨거운 7월의 염천에서 자전거를 타고서 1달간 어떻게 여행을 하였는지
지금 생각하니 꿈만 같다.
슬픈 인도
비참한 인도
이 와중에도 밀치고 다니는 장사꾼이 있다.
가야에서 파트나까지 이렇게 꼬박 3시간을 메달려서 가야 했다.
파트나에서 늦은 아침식사를 하였다.
물그릇을 내어 놓지만 목이 말라도 손이 나가지 않는다.
고인물 바로 옆의 수동펌프로 퍼올린 물이다.
파트나에서 오토릭샤로 여기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것이 12시 10분이었다.
불교 유적지가 있는 비하르주는 인도에서도 가장 빈한한 주이다.
오전 6~7시 사이에 3번, 그리고 오후 9시 30분~10시 30분 사이에 3번의 락솔행 버스가 있다고 한다.
9시간 20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평, 불만이 나올 수가 없다.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한다.
아무데도 갈데도 없고 길이 질척거려서 걸어다닐 수도 없다.
주인의 허락을 받아 이렇게 앉아서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다.
달겨드는 모기는 모기향으로 대처하면서.
지금 생각하니 이런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었는 것도 다행이었다.
10월 22일
저녁 9시 20분에 출발한 버스는 어둠속을 달려서 다음날 아침 5시 40분에 인도 국경도시 락솔에 도착하였다.
참으로 나는 잠을 잘 자는가 보다. 버스에 올라 앉았을 때는 이 밤을 지내기가 꿈만 같았고, 다음날 도착하면 내가 과연 걸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몸이 찌부둥 했는데, 그런대로 잠을 잘자고 나니 몸도 조금 개운해졌다.
인도 국경도시 락솔에서 버스를 내려서 마차로 국경을 넘었다.
멀리 보이는 탑이 네팔 국경이다.
인도국경에서 출국신고를 하고
네팔국경에서 다시 비자($25)를 받은 다음 네팔 비르간즈에 도착하였다.
비르간즈 여행사에서 표를 사고 사이클릭샤를 타고 비르간즈 버스터미널로 향하였다.
비르간즈에서 카트만두 가는 길
지도에서 보면 비르간즈는 카트만두에서 가까워 보인다. 그래서 5~6시간이면 목저지 카트만두에 도착할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도로가 꼬불꼬불한 계곡을 따라 달리기 때문에 거리가 230km라 하였다.
게다가 한국의 도로처럼 생각하면 안된다. 무려 12시간 30분 동안 곤욕을 치뤄야 했다.
오전 9시에 출발한 버스가 저녁 9시 30분에 도착한 것이다.
좌석간격이 어찌나 좁던지 두 무릎을 복도쪽으로 내미는 불편한 자세를 견뎌야 했다.
내가 탔던 버스
귀여운 표정이었는데 카메라가 그만...
카트만두 뉴버스파크에 내려셔 300루피에 흥정하고서 택시를 탔는데, 역시나 500루피 짜리를 주니까 100루피밖에 거슬러주지 않았다.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는 것인가? 아마도 부산의 택시 운전사도 일본 관광객들을 상대로 유사한 짓을 많이도 했을 것이다.
네팔짱에 도착하니 싱글룸이 없었다. 그래서 도미토리룸에 들었는데 아침에 께어보니 5명이었다.
결국 40시간을 계속 여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