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신과 목욕탕 바구니

박희욱 2010. 12. 21. 07:32

공중 목욕탕 바구니는

그대의 모든 소유물을 벗어서 담는 곳이다

신발도 벗어 담고, 모자도 벗어 담고

외투도 벗어 담고, 귀중품도 벗어 담고

마지막으로 속옷1도 벗어 담는다

 

그런 다음 벌거벗고서

탕속으로 들어간다

뜨뜻한 탕속에서 사지를 길게 뻗고서

깊디 깊은 휴식으로 들어가면

그곳이 시간이 멎은 영원의 탕이다

 

그대의 모든 것을 담아서 보관하는 목욕탕 바구니가 바로 신이며

그 신은 그대의 모든 것을 맡아주는 신이다

그리고, 그대가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들어앉은, 시간이 멎은 영원의 탕이 바로 천국이다

천국은 아담과 하와처럼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벌거벗고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아니다

아담과 하와처럼 나뭇닢조차도 걸치지 않고, 벌거벗고 휴식을 취하면 그곳이 천국으로 변한다

  1. 自我(ego)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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