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혁명과 혁명가

박희욱 2012. 3. 17. 20:05

 

체 게바라

비참한 땅 남미에서

증오의 표상으로 돋아난

붉은 독버섯이다.

비록 멋있게 생겼지만.

 

 

 

체 게바라가 김일성이를 만난 것은 쿠바의 상공부장관 자격이었다.1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나는 아직도 인류역사에서 성공한 혁명의 사례가 있는지 모른다.

 

프랑스 혁명도,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도, 쿠바혁명도 어느 혁명도 성공하지 못했다.

 

쿠바혁명의 성공은 혁명의 성공이 아니라 카스트로의 성공이었다.

 

혁명은 언제나 다음 혁명을 위한 징검다리이며, 권력의 이동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혁명은 결코 폭정의 짐을 가볍게 하지 않았으며 단지, 그 짐을 다른 어깨 위로 옮겼을 뿐이라고 한 G. 쇼의 말이 옳다.

 

 

혁명은, 자신이 낳은 자식을 자신이 잡아먹어버리는 그리스 신화의 새턴처럼, 혁명을 먹어버린다.

 

그러니까 혁명은 자신의 꼬리를 잘라 먹는 도마뱀과 같다.

 

혁명가는 거의 예외없이 부패하게 되어 있다.

 

야망을 가진  독단적인 성격의 소유자만이 혁명가가 되기 때문이다.2

 

시집살이 세게 산 며느리가 그런 시어머니를 닮듯이, 인간을 증오하는 자는 자신이 증오했던 그 대상을 닮아간다3.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혁명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해서 혁명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혁명을 위해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한 체스턴의 역설에 더 공감한다.

 

나는 세상을 개혁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분에 넘치게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고 믿는다.4 

 

그러나 많은 자칭의 혁명가들이 바위에 계란을 치듯이 자신을 내동댕이 쳤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분풀이에 지나지 않았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계란에서 튕겨져 나온 내용물을 뒤집어 써야하는 고통을 당했다. 

 

 

 

이것이 바로 게바라의 본 모습이다.

그는 정신적 성장이 10대 후반, 잘 해야 20대 초반에서 멈춰버린 미성숙 인간이었다.

 남미의 비참한 실상으로부터 받은 충격이

성숙하기 전의 젊은 게바라에게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으로 남아서 고착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게바라의 잔인성을 확인한 카스트로는

그를 정치범수용소장으로 임명하였으며

가끔 피스톨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카스트로가, 이 방에 있는 자 중에서 economist가 있느냐고 물었고,

이때 게바라가 손을 들었다.

그래서 그는 어떨결에 쿠바국민은행 총재가 되었다.

나중에 게바라는 economist를 communist로 알아 들었다는 농당 같은 말을 했다.

 

 

***********************

 

 

남미의 개신교에서 신자들에게 말하는 사회적 메시지는 우선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열심히 노동하고,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보적인 카톨릭 성직자들은

이는 집권층에만 이득이 되고

가난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치적 수동성만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난한다.

 

정말 그들의 말이 옳다면 남미 카톨릭 역사 500년동안 자신들이 이룩한 사회적 개혁은 어디로 갔는지 묻고 싶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직분을 열심히 하면서 실천적인 생활윤리를 설교하는 것이

급진적인 사회개혁보다 지금의 남미 사람들에게는 더 필요하다는 것이 개신교의 입장이다.

 

  1. 게바라가 찾아다닌 사람들은 이와 같은 독재자들이었다. [본문으로]
  2. 체 게바라는 야망이 없으면서도 혁명을 내세워서 총질을 즐겼다. 그런 그를 사람들은 로맨티스트라 부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사디스트(sadist)로 보인다. [본문으로]
  3. 그래서 복수가 복수를 부른다. [본문으로]
  4. 플라톤은, 정의라는 것은 자신이 해야할 일을 다하고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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