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침묵

박희욱 2024. 1. 10. 09:08

요즘은 말하기가 두렵다.

서로의 의견이 판이한 경우가 많아서이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은 서로 다르다고 말하지만

누구나 하는 당연한 그말은 식상함을 넘어섰다.

그래서 나는 하나의 세상을 공동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만의 세상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말하곤 한다.

실제가 그렇다.

 

등불에 동전을 비춰서 그림자를 만들어보면

그 그림자는 동전의 각도에 따라서 원일 수도 있고,

타원일 수도 있고, 직사각형일 수도 있다.

눈이 예리한 사람이라면 원기둥 같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동전을 눈으로 직접본다면 뭐라고 말할 것인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본다면 아무 할 말이 없다. 침묵이 답이다.

그 침묵을 떠나서 말을 한다면 그것은 이미 실재가 아닌 생각에 불과하다.

 

있는 그대로의 실재가 진실이니 침묵하라.

佛家에서 무념을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각은 실재 사물의 그림자, 즉 일종의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것은 좋으나 그 이상 나아가지는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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