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 나는 하나의 빙산 죽음의 바다에 떠있는 빙산 나는 그 죽음의 바다에 의존하여 존재하는 빙산 머지않아 그 바다는 나를 물속으로 사라지게 할 것이라 빙산도 물 바다도 물 삶이 죽음이고 죽음이 삶이니 탄생이 어디 있으며 죽음이 어디 있으랴 색즉시공 공즉시색 나무 관세음보살! 침묵으로 가는 길 2009.04.18
삶과 죽음 모든 생명은 죽을 수 밖에 없다 모든 생명은 다른 생명을 죽이지 않고서는 자신의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그러므로 모든 생명은 다른 생명의 죽음에 의존한다 죽음이 없는 지구를 상상해 보라 그러면 탄생이 있을 수 있겠는가 탄생이 있슴으로써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슴으로써 탄생이 있다 내가 죽지 .. 침묵으로 가는 길 2009.04.18
나무의 침묵 나무가 있다 내가 있다 나는 나무 둥치를 끌어 안고 가만히 귀를 갖다대어 본다 나무는 생각이 없다 말도 없다 아무런 욕망도 없다 그래서 움직일 필요도 없다 나는 불필요한 생각을 한다 불필요한 말을 한다 불필요한 욕망을 한다 그래서 불필요하게 움직인다 알고보면 나무나 나나 모두 동일한 '있슴'일 뿐이고, 동일한 존재이다 앞으로 나는 자주 나무를 끌어안고 그의 침묵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겠다 침묵으로 가는 길 2009.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