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 27

반창회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왔습니다. 봄은 언제나 다시 오지만, 한 번 지나간 봄은 흘러간 강물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2016년도에 돌아온 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제주도환상자전거길을 달렸던 적이 있는데, 올해도 3월 19일에 자전거를 가지고 다시 제주도로 갑니다. 처음에 나는 이번 반창회 참석을 사양했습니다만, 류장춘이가 두번이나 내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희욱아, 꼭 참석해야한다이!". 그래서 나는 그 '다이'라는 말에 변심되고 말았습니다. 참석을 사양했던 것은 워낙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성격이라서 만나 봐야 반갑기는 하겠지만 서로 얼굴만 보고 겉돌다가 돌아올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런데 미국 뉴욕에서 반창 이수기를 만났더니 나더러 니는 학교 다닐 때 군인 같았다고 하더군요. 스스로 자유..

잡글 2023.03.09

죽음과 욕망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 한다. 그러나 죽음 자체는 영원한 안식이기 때문에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은 욕망추구의 단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승려와 사제들은 욕망의 포기를 권유하고, 죽음 다음의 천국이나 극락을 약속함으로써 죽음을 위로하려고 든다. 그러나 욕망의 포기는 곧 삶의 포기다. 게다가 유보된 욕망은 또다른 욕망으로 이전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어떤 욕망을 하는가이다. 그대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주사파 대한민국

대한민국에서는 을은 선한 분이고 갑은 악한 놈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약자는 선한 분이고 강자는 악한 놈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서민은 선한 분이고 상류층은 악한 놈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노동자는 선한 분이고 기업가는 악한 놈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무산자는 선한 분이고 유산자는 악한 놈이다. 한국인들은 갑이나, 상류층이나, 기업가와 같은 유산자 덕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다. 꺼꾸로 그들이 사라지면 자신들이 잘 살 수 있다고 믿는다. 한민족은 사촌이 논을 사면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아픈 민족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은 마땅히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통하여 공산화시켜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을과, 약자와, 서민과, 노동자와, 무산자들이 잘 사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이야기 2023.03.07

삶과 죽음

스펜서(Spencer, H.)는 사람들은 삶이 무서워서 사회를 만들고 죽음이 무서워서 종교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삶과 죽음은 서로 반대가 아니라 하나다, 즉 不二이다. 삶과 죽음은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하나의 동체다. 삶에 죽음이 스며 있지 않으면 삶은 곧 정지되어버리고 만다. 시몬느 보봐르의 소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를 읽어보면, 영생의 영약을 마신 주인공이 벽장속에 몸을 처박고서 먹지도, 배설하지도, 잠자지도 않는 가사상태에 빠진 주인공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알고 싶어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삶을 제대로 산 사람이라면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식사를 만족스럽게 끝낸 사람이 음식에 대해서 관심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