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사랑은

박희욱 2009. 4. 18. 12:29

해운대 비치에서였다.

젊은 엄마가

말을 겨우 할 수 있을까 말까한 아들의 손을 잡고서 소리치고 있었다.

"말만 사랑한다고 해, 말만!"

애기와 다름없는 그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눈물을 지우며 울고 서있었다.

그 아기는 사랑이라는 말은 몰라도

사랑을 진정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랑은, 사랑이라는 말이 머리속에서 일어나기 전의

가슴의 상태이니까.

 

그런데, 그 엄마는 사랑을 알고 있었을까?



 

*엄마는 '사랑'이라는 말의 개념이 들어서기 전의 아들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가르쳤다. 그 애기는 앵무새처럼 상황에 관계없이 '사랑해!'라고 말한다. 그 엄마는 자신이 그렇게 만들어 놓고서 아들을 질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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