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禮와 義, 그런 것은!

박희욱 2009. 4. 18. 12:34

노자의 도덕경 제38장에 아래와 같은 글귀가 있더군요.

上德不德 是以有德(상덕부덕 시이유덕)
下德不失德 是以無德(하덕부실덕 시이무덕)

우리말로 옮기면 이런 뜻일 것 같습니다.
'참으로 덕이 있는 자(상덕)는 덕에 얶메이지 않는다(부덕). 그럼으로써(시이) 덕이 있는 것이다(유덕)'
'하찮은 덕을 가진 자(하덕)는 덕을 지키려고 한다(부실덕). 그럼으로써(시이) 덕이 없는 것이다(무덕)'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진실로 덕이 있는 사람은 언뜻보면 부덕한 사람처럼 보이고,
진정한 덕이 없는 사람은 덕을 지켜려고 애쓴다'라고 해도 되겠지요.

그 밑에는 이런 글귀도 있네요.
失道而後德, 失德而後仁(실도이후덕, 실덕이후인)

失仁而後義, 失義而後禮(실인이후의, 실의이후예)

우리말로 옮기면,
'道를 잃으면 德이 나타나고, 德을 잃으면 仁이 나타나고,

 仁을 잃으면 義가 나타나고, 義를 잃으면 禮가 나타난다'

이 말을 역으로 해석한다면 아래와 같이 되겠지요.
'禮에 얽메이면 義를 잃고, 義에 얽메이면 仁을 잃고,

仁에 얽메이면 德을 잃고, 德에 얽메이면 道를 잃는다'

인간실존에 대한 통찰력이 노자를 능가하는 사람이 인류문명사상 또, 누가 있을까요?
공자가 가르쳤던 禮와 義가 인간관계에 얼마만큼이나 보탬이 되었는지는, 나로서는 의문입니다.
禮와 義때문에 우리는 과거에도 싸웠고, 지금도 싸우고 있지나 않습니까?
우리는 작은 禮와 義에 얽메여서 仁과 德과 道를 잃어서는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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