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erranean 5

지중해5개국35-터키/카파도키아4(Turkey Cappadokia)

박희욱 2009. 5. 16. 05:40

5월 17일

 내 돔(도미토리)에 있던 일본인 친구 2명과 각각 건축과 기계를 전공한다는 한국 여학생 2명 등 모두

 떠났다.   한국 여학생 2명은 매력적이면서도 똘똘해 보이는 것이 좋은 신부감이 될 듯하였다.

그리고 새로이 한국 아가씨 5명이 새로 들어왔다. 마치 이곳이 한국인 전용인 것 같다.

 

 나는 우리 아들과 딸에게 무엇보다도 홀로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을 배우자로 삼도록 조언하고 싶다.

 그러면 상대의 행복이 마치 꽃향기가 나에게로 전해지듯이 그 사람의 행복이 나에게로 전해질 터이니까.

 만일 불행한 상대를 위하여 결혼한다면 그 불행이 나에게 전달될 것이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끼리 만나고,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끼리 만나는 것 같다.

 

 혼자서 괴레메 지역을 돌아보았다. 역시 나는 홀로여행이 체질인 것 같다.

이 카파도키아는 신기한 지형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자전거로 찬찬히 둘러보니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 정말 아름다운 모습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관광투어로 와서 그냥 돌아보고 간다면 카파도키아의 반만 보고 가는 셈이다.

 파란 밀밭과 풀밭, 곳곳에 함초롬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야생화, 작은 나무들, 그리고

맑은 하늘과 하얀 구름이 기묘한 탑상의 지형과 잘 어울려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오후 2시쯤 되어서 검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천둥이 치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숙소로 돌아와서 어느듯 이곳에서 고참이 된 나는 신참들을 데리고

뒷동산에 올라서 카파도키아 지역을 대충 설명해 주었다.

그들도 가이드북을 보고 왔겠지만 현지에서 눈으로 보면서 설명을 들어면

이 지역에 대한 감을 잡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아가씨는 나의 설명에 집중해서 들을 줄을 모른다.

그러더니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거쳐왔던 파묵칼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미주알 고주알 설명하느라고 시간가는 줄 모른다.

나는 이렇게 말이 많으면서도 남의 말을 귀담아 들을 줄을 모르는 사람은 아주 싫어한다. 이런 우화가 있다.

 

어떤 사람이 연단에서 열심히 연설을 하였다.

시간을 오래 끌자 하나둘씩 자리를 뜨더니 마지막에는 한 사람을 남겨두고 모두 방을 나가고 말았다.

남은 그 사람에게 자신의 연설을 끝까지 들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어찌 그렇게 오랜동안 청취할 수 있었는지를 물었다.

그 사람 대답은 이러했다.

"나는 당신의 연설을 들은 것이 아니라  내가 이야기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오"

 

오늘 아침에는 꼭  아내에게 전화를 해줘야겠다고 마음먹고 시도를 했다.

전화카드를 사서 공중전화로 컬렉트콜을 시도하니까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짜증이 많이 난다.

내가 여행중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전화다. 유럽에서도 그랬고 미국에서도 그랬다.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이다. 좋다!

전화통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싶어서 근 1시간 가까이 전화통과 씨름을 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내가 패퇴하였다.

다른 사람은 의아스러울지 모른다. 전화카드를 사용하면 눌러야 하는 숫자 버튼이 30개가 넘었다.

이것을 몇번 하고나면 시간이 금새 지나간다.

지나가는 현지인을 불러서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결국 통화를 못하고 만 적이 있다.

오히려 후진국 인도에서는 전화하기가 편했다.

해외유료전화박스에서 사람에게 전화번호만 주면 연결을 시켜서 수화기를 건네주고,

통화후 요금만 지불하면 되었으니까.

 

할 수 없이 우체국에 들리니 컬렉트콜 전화기를 나에게 내어주어서 통화를 할 수 있었다.

다른 여자들이라면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바가지를 긁을 텐데 내 아내는 그런 법이 없다.

나는 아내에게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도 해준 적이 없다.

왜냐하면 그렇게 소중한 말을 그렇게 값싸게 하고 싶지가 않아서이다.

사랑이 가슴에 맴돌 때는 아름답다.

그러나 그것이 입술을 통해서 나와버리면 향기가 사라진다.

내가 대학생 때 보았던 영화 'Love Story'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Love means not to say I'm sorry".

그 말을 빌어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Love means not to say I love you" .

'사랑'이라는 단어가 조선땅에서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오래전에는 '이뻐!'라는 말은  있었어도, '사랑해!"라는 말은 그 유래가 오래되지 않을 듯하다.

 

 

 

 

 

 

 

 

 

 

 

 

 

 

 

 

 

 

 데린쿠유 지하동굴

 

 

 

 이흐라르 계곡

 

 

 

 이흐라르 계곡의 산책길

 

 

 

 이흐라르의 냇물

 

 

 

 

 

 

 

 

 이흐라르 계곡의 워킹투어

 

 

 

 Isline

 

 

 

 

 

 

 

 

 Isline

 

 

 

 

 

 

 

 

 내가 묵었던 Traveller's Cave

 

 

 

 트래블러 케이브의 식당겸 휴계실.

 이래 뵈도 어느 특급호텔보다도 처음보는 여행자끼리 곧 친숙해질 수 있는 곳이다.

 

 

 

 숙소의 뒷동산 아래에 있었던 러브 밸리

 

 

 

 

 

 

 

 

 러브 밸리에는 남자들이 들어가면 안된다. 기죽는다.

 

 

 

 러브 밸리에는 여자도 들어가면 안된다. 바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