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erranean 5

지중해5개국32-터키/카파도피아1(Turkey Cappadokia)

박희욱 2009. 5. 16. 05:29

5월 14일

아침일찍 자전거로 카이세리를 출발했다.

날씨도 맑고, 길도 평탄하고, 교통량도 적고 해서 상쾌한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도로의 포장면이 매끄럽지가 않아서 주행감이 조금 떨어지는 것이 흠이었는데,

이것은 터키의 대부분 도로가 그러했다. 표면을 거칠게 포장하는 것이 강우량이 많아서인지,

강설량이 많아서인지, 모래가 귀해서인지, 일사에 의한 표면온도 상승을 막기위한 것인지,

아니면 기술이 떨어져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카이세리로부터 72km를 달려서 괴레메에서 8km 떨어진 윌굽에 도착하였다.

카파도키아는 지명이 아니라 지역명이다.

이 지역에는 괴레메, 윌굽, 네이브히르, 굴세히르 등이 있는데, 그 중심은 괴레메이다.

나는 괴레메로 바로 가지 않고 산길을 타고서 Orthahisar라는 조그만 마을에 들러서

식당에서 요리 두접시와 밥 두접시를 시켜서 잔뜩 먹었다.

룩소르 한인 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 처음으로 밥을 먹었는데 내 입맛에 딱 맞아서 음식값이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여행을 할 때는 음식을 가지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본래 먹고 마시는데는 돈을 매우 아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91년도에 첫 유럽배낭여행을 갔을 때는 여러번 배를 골았다.

그 당시에는 그곳의 고물가에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구경하느라 바빠서이기도 하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만, 그때 나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구경이 먼저였던 것이다.

눈부신 유럽을 보느라고 눈을 부비고 일어나서 깜깜할 때까지 돌아다녔다.

한 번은 독일의 퓟센에서 뮌헨을 거쳐서 열차로 벨기에의 브뤼셀에 도착할 때까지 5끼를 굶은 적이 있었다.

너무나 배가 고파서 열차안에서는 도저히 눈이 떠이지가 않았다.

바로셀로나에서도 한참 동안이나 허기를 참아야 했던 적도 기억난다.

지금 생각하면 좀 바보스럽기도 하지만,  그 당시 배낭족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배낭족의 신조-한 번 먹으면 언제 다시 먹을지 모른다. 있을 때 많이 먹어두자!"

그러한 나에게 파리의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만났던 한국인 배낭여행객이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귀국을 해야하겠다는 말에 나는 아연실색할 정도였다.

그는 나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들어와서 1주일만에 거기서 디시 만난 사람이었다.

 

괴레메 입구에 도착하니 캠핑장이 보였다.

그러나 밤이면 날씨가 추울 것 같아서 캠핑을 포기했다.

나는 이 여행에서 캠핑장비를 준비했지만,

여기 까지 오면서 야영장을 발견하지도 못했지만 숙박비가 저렴해서 굳이 야영할 필요가 없었다.

괴레메로 내려가는 길은 무척 가파른데다가 깬돌포장이라서

한참 동안 안장에 내려서 브레이크를 잡고서 끌고 내려와야 했다.

또, 예정해 두었던 Traveller's Cave는 어렵지 않게 찾았지만

가파른 언덕에 위치해 있어서 반대로 한참 힘들여 끌고 올라가야 했다.

이 호스텔은 이름그대로 언덕의 벽면을 파들어가서 만든 것이었다.

 

호스텔에 들어가 보니 한국 아가씨들이 7명이나 있어서 마치 한국인 전용인 것 같았다.

그들에게 총각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고 하니까 밉상은 아니어도

말상같이 생긴 아가씨가 말하기를 자기들이 들어오니까 총각들이 모두 달아났단다.

여장을 풀고 샤워를 한 다음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뒷동산에 올라가 보니 괴레메 지역이 한 눈에 들어왔다.

마침 그때가 일몰시간이어서 온몸을 붉은 노을에 물들이면서 언덕을 산책하니

오래간만에 느끼는 평화로움이 나를 감쌌다.

여기에 머무는 동안에는 일몰과 일출시간에는 이 동산에 올랐다.

 

 

 

 

 

 

 

 

 

 

 

 

 

 

 

 

 

 

 

 

 

 

 

 

 

 

 

 

 뒷동산에서 숙소쪽으로 본 모습 

 

 

 

 

 

 

 

 

 뒷동산에서 본 일몰직전의 괴레메

 

 

 

 

 

 

 

 

 

 

 

 

 

 

 

 

 

 

 

 

 

 

 

 

 

 

 

 

 

 

 

 

 

 

 

 

 

 

 저 신발은 아테네시내의 거리에 내버리고 왔다.